버번 입문용으로 가장 많이 추천되는 병 중 하나다. 와일드 터키 101. 국내에 유통되는 건 8년 숙성 표기가 붙어있는 버전인데, 미국 내수용에서는 이미 연수 표기가 빠진 지 오래다. 같은 101이라도 수출용이 숙성 연수 보장이 되니 오히려 더 나은 셈.
기본 정보
- 50.5% ABV (101 프루프) / 8년 숙성 (국내 유통 버전)
- 매시빌: 옥수수 75%, 호밀 13%, 몰트 보리 12% (호밀 비율 업계 평균보다 높음)
- 배럴: 새 아메리칸 화이트 오크, #4 앨리게이터 차(가장 깊은 차링)
- 배럴 엔트리 프루프: 115 프루프 - 업계 상한(125)보다 10 프루프 낮음
- 증류소: 켄터키주 로렌스버그, 캄파리 그룹 소유
마스터 디스틸러 에디 러셀이 아버지 지미 러셀과 부자 2대째 이끌고 있다고 한다. 낮은 배럴 엔트리 프루프가 와일드 터키의 차별 포인트인데, 오크와의 상호작용이 더 활발해지면서 레어 브리드나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에서도 느꼈던 깊은 오크 풍미가 여기서 비롯된다.

테이스팅 노트
향 (Nose)
글렌캐런에 따르면 바닐라와 캐러멜이 먼저 올라오는데, 버팔로 트레이스의 부드러운 바닐라와는 결이 다르다. 좀 더 직접적이고 농밀하다. 그 뒤로 시나몬, 넛맥 같은 베이킹 스파이스가 깔린다. 토스티드 오크의 고소함, 갈색 설탕의 달콤함. 50.5%인데 알코올 자극은 의외로 부드럽다. 오렌지 껍질의 시트러스 노트가 끝에 살짝 스친다.
맛 (Palate)
첫 모금은 달콤하게 들어온다. 바닐라와 캐러멜이 입 안을 감싸면서 허니 뉘앙스가 살짝 비치는데, 중반부터 호밀에서 오는 라이 스파이스가 치고 올라온다. 납 크릭 9년만큼 묵직하진 않고, 잭 다니엘 올드 No.7보다는 확실히 복합적이다. 오크의 탄닌감과 함께 다크 체리, 약간의 초콜릿 뉘앙스가 깔리는데 이게 8년 숙성의 깊이인가 싶다. 바디감은 미디엄으로, 50.5%라는 도수가 풍미를 실어나르기에 딱 맞는 무게감을 만든다.
니트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도수다. 온더락으로 얼음 하나 넣으면 스파이스가 가라앉으면서 캐러멜 쪽이 더 부각된다. 하이볼 베이스로도 잘 어울리는데, 진저에일이랑 섞으면 스파이스끼리 시너지가 난다.
피니시 (Finish)
미디엄에서 롱 사이. 라이 스파이스가 먼저 자리잡고, 서서히 드라이한 오크로 전환된다. 시나몬과 블랙 페퍼의 따끈한 여운이 혀 위에 남으면서 오렌지 필의 쌉쌀한 뉘앙스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와일드 터키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스파이시한 피니시가 이 가격대 병에서 이 정도로 나온다는 게 놀랍다.
와일드 터키 대표 라인업
- 와일드 터키 101 - 50.5%, 플래그십 버번
-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 - 배럴 프루프 58.4%, 6·8·12년 블렌딩
- 와일드 터키 12년 - 50.5%, 장기 숙성 라인
-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 55%, 논칠필터드 싱글배럴
- 켄터키 스피릿 - 싱글배럴 101 프루프
와일드 터키 101에 어울리는 안주
바비큐 폭립 - 와일드 터키 101의 캐러멜 단맛과 라이 스파이스가 달달짭짤한 바비큐 소스와 잘 맞는다. 기름진 돼지고기의 풍미를 50.5%의 알코올이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조합.
피칸, 아몬드 같은 견과류 - 버번의 토피·너트 계열 풍미와 견과류가 서로 증폭시키는 페어링이다. 안주 준비하기 귀찮을 때 견과류 한 줌이면 충분하다.
마치며
버번 입문용으로 버팔로 트레이스와 항상 같이 언급되는 병인데, 성격은 꽤 다르다. 버팔로 트레이스가 균형과 부드러움으로 승부한다면, 와일드 터키 101은 50.5%의 도수와 높은 호밀 비율에서 오는 펀치력이 특징이다. 내 취향으로는 니트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할 때 이 정도 캐릭터가 있는 쪽이 좋다. 가격 대비 이 정도 풍미와 복합성을 보여주는 버번은 흔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