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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버팔로 트레이스 리뷰(버번 입문 3대장)

위린이 위린이 ㆍ 수정 2 mins read
[버번] 버팔로 트레이스 리뷰(버번 입문 3대장)

집에서 가볍게 한 잔 하려고 꺼냈다. 버팔로 트레이스. 버번 입문 3대장 소리를 듣는 녀석이다. 그런데 이 별명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따로 있다. 버팔로 트레이스가 나오는 그 증류소에서 패피 밴 윙클까지 같이 나온다.

버팔로 트레이스 켄터키 스트레이트 버번 위스키

한 지붕 아래의 라인업

켄터키 프랭크포트 사제락 컴퍼니 소유 증류소다. 45% ABV 90 프루프, NAS(추정 7~8년). 매시빌은 비공개지만 옥수수 비율이 높고 호밀이 적은 쪽으로 본다. 같은 증류소에서 이글 레어, 블랑톤, 패피 밴 윙클까지 다 나온다. 그래서 버팔로 트레이스를 마실 때마다 묘한 위치감이 따라붙는다. 고가 라인업으로 가는 사람이라면 어차피 같은 집에서 출발한 셈이라는 사실 위에 있는 병이다.

이 출발선의 가격은 합리적이고 도수는 45%다. 입문용이라고 부르기에는 라인업의 이력이 너무 화려하고, 그렇다고 매니아 영역에 두기엔 가격이 그쪽이 아니다. 평소 마시는 위치는 결국 매일 잔을 들기에 부담 없는 자리.

버팔로 트레이스 리뷰

바닐라랑 캐러멜이 동시에 온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이 잡혀 있는 게 버팔로 트레이스의 특징이다. 납 크릭 9년의 묵직한 캐러멜이나 우드포드 리저브의 꿀 같은 바닐라와 비교하면, 버팔로 트레이스는 둘 다 적당한 농도로 섞여 있다. 그 위로 오렌지 필의 시트러스 향이 살짝 얹히고, 갈색 설탕의 달콤함이 전체를 감싼다. 45%라서 알코올 자극도 적당하다. 코를 너무 가까이 대도 밀어내지 않는다.

바닐라의 달콤함이 부드럽게 깔리면서 시작한다.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처럼 입을 때리는 타격감은 아닌데, 그렇다고 40%짜리처럼 밍밍하지도 않다. 개인적으로 45%가 딱 좋은 지점에 걸쳐 있다고 본다. 캐러멜의 달콤함 뒤로 약간의 스파이스가 올라오는데, 호밀에서 오는 후추 느낌이 가볍게 스치는 정도다. 토피와 약간의 체리 뉘앙스도 중반부에 고개를 내민다. 바디감은 중간. 오일리하지도 않고 가볍지도 않은, 딱 편하게 마실 수 있는 무게감이다.

니트로 마셔도 충분히 부드럽고, 온더락으로 하면 시트러스 쪽이 좀 더 열린다. 하이볼 베이스로도 잘 어울리는데, 이 가격대에 하이볼로 쓰기엔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든다.

피니시

미디엄 렝스. 바닐라와 오크의 따뜻한 여운이 은은하게 이어진다. 잭 다니엘 싱글배럴처럼 깔끔하게 끊기는 타입은 아니고, 캐러멜의 잔향이 조금 더 머무르면서 부드럽게 사라진다. 자극적이지 않아서 안주 한 입 먹고 다시 잔을 들게 되는 피니시.

“입문 3대장”이라는 평가에 대해

이 별명은 절반 정도만 정확하다. 가격과 도수, 무난한 균형 잡기를 보면 입문이라는 라벨이 맞다. 다만 버팔로 트레이스가 입문이라는 단어로만 정리되면 같은 증류소에서 나오는 다음 단계 - 이글 레어 10년, 블랑톤 - 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라인이 잘 안 보인다. 같은 매시빌 계보의 다른 표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미리 한 번 맛보는 자리에 가깝다.

납 크릭 9년의 묵직함이나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의 강렬함과 비교하면 버팔로 트레이스는 한 발 뒤로 빠져 있다. 그게 약점이라기보단, 매일 꺼내 마시기에 가장 자주 손이 가는 이유에 가까웠다. 한 병 두고 편하게 따라 마시기 좋은 버번이다.

총평: ★★★★★ ★★★★★ 3.7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