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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리뷰

위린이 위린이 ㆍ수정 3 mins read
[버번]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리뷰
우성그린마트 판매가 77,000원 ㆍ2026년 5월 20일 기준

한국에 정식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요즘 종종 보이는 병이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버번인데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을 거쳤다는 콘셉트가 독특해서 한 병 사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버번이라기보다 포트 와인을 입힌 위스키에 가깝다.

엔젤스 엔비는 켄터키 루이빌 브랜드고, 우드포드 리저브를 만든 마스터 디스틸러 링컨 헨더슨이 은퇴 후 아들과 세웠다고 한다. 43.3% ABV 750ml. 매시빌은 옥수수 72/호밀 18/몰트 10으로 정석적인 버번 쪽이고, 새 아메리칸 오크에 4~6년 숙성한 뒤 포르투갈산 루비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3~6개월 피니시를 거치는 구조. 원액은 평범한 버번인데, 핵심은 포트 캐스크 피니시다. 문제는 이게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버번 위스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리뷰

달다. 꽤 달다. 메이플 시럽이 지배적이다. 그 뒤로 건포도, 말린 자두 같은 건과일 향이 겹쳐지는데, 이게 전부 포트 캐스크에서 온 거다. 와일드 터키 101이나 버팔로 트레이스에서 맡을 수 있는 버번 특유의 옥수수 곡물향이나 차드 오크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눈 감고 맡으면 이게 버번인지 셰리 캐스크 스카치인지 헷갈릴 정도. 43.3%라 알코올 자극은 당연히 없다.

바닐라와 자두의 달콤함이 동시에 깔린다. 다크 초콜릿 같은 묵직한 단맛이 중반부에 올라오고,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너무 부드럽다. 스파이스는 거의 없고, 버번에서 기대하는 그 시나몬이나 호밀의 매콤함도 약하다. 납 크릭 9년이나 레어 브리드처럼 “아, 이게 버번이지” 하는 타격감은 전혀 아니다.

포트 와인의 과일 단맛이 전면에 나서면서 버번 본연의 캐릭터를 많이 덮어버린다. 버번을 기대하고 마시면 “이게 뭐지?” 싶을 수 있다. 나도 따놓고 몇 번 안 먹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위스키보다 와인이나 브랜디 쪽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니시

피니시에서도 포트 와인이 지배적이다. 달콤한 잔향이 입 안에 꽤 오래 남는데, 건과일과 약간의 오크가 뒤에 깔린다. 드라이한 마무리는 전혀 아니고, 끝까지 달달하게 빠진다. 버번 피니시 특유의 후추나 오크 탄닌감을 기대하면 좀 아쉬운 마무리.

엔젤스 엔비 라인업

  • 포트 캐스크 피니시 - 오늘의 주인공. 43.3%, 루비 포트 캐스크 6개월 피니시
  • 캐스크 스트렝스 - 연간 한정 배럴 프루프. 2024년부터는 토니 포트 캐스크를 추가로 사용한다고
  • 라이 위스키 - 카리브해 럼 캐스크 피니시. 라이 위스키 베이스

결국 호불호

솔직히 호불호가 꽤 갈린다. 도수도 43.3%로 버번 치고 낮고, 포트 와인 캐스크의 비중이 너무 높아서 버번 본연의 맛이 뒤로 밀린다. 버번을 좋아해서 산 거라면 실망할 수 있다. 우드포드 리저브도 43.2%로 도수가 낮은 편이지만, 적어도 버번다운 캐릭터는 유지하거든. 엔젤스 엔비는 그 선을 넘어서 거의 다른 카테고리의 위스키가 된 느낌이다.

근데 와인을 즐기던 사람이 위스키에 입문할 때는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겠다. 디자인도 꽤 예뻐서 손님 오면 꺼내주기 딱이다. 나도 그렇게 처리할 생각.

총평: ★★★★★ ★★★★★ 3.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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