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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리뷰

위린이 위린이 ㆍ 수정 2 mins read
[버번]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리뷰

한국에 정식 수입되기 시작하면서 요즘 종종 보이는 병이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버번인데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추가 숙성을 거쳤다는 콘셉트가 독특해서 한 병 사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건 버번이라기보다 포트 와인을 입힌 위스키에 가깝다.

엔젤스 엔비는 켄터키 루이빌 브랜드고, 우드포드 리저브를 만든 마스터 디스틸러 링컨 헨더슨이 은퇴 후 아들과 세웠다고 한다. 43.3% ABV 750ml. 매시빌은 옥수수 72/호밀 18/몰트 10으로 정석적인 버번 쪽이고, 새 아메리칸 오크에 4~6년 숙성한 뒤 포르투갈산 루비 포트 와인 캐스크에서 3~6개월 피니시를 거치는 구조. 원액은 평범한 버번인데, 핵심은 포트 캐스크 피니시다. 문제는 이게 너무 강하다는 점이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버번 위스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 리뷰

달다. 꽤 달다. 메이플 시럽이 지배적이다. 그 뒤로 건포도, 말린 자두 같은 건과일 향이 겹쳐지는데, 이게 전부 포트 캐스크에서 온 거다. 와일드 터키 101이나 버팔로 트레이스에서 맡을 수 있는 버번 특유의 옥수수 곡물향이나 차드 오크 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눈 감고 맡으면 이게 버번인지 셰리 캐스크 스카치인지 헷갈릴 정도. 43.3%라 알코올 자극은 당연히 없다.

바닐라와 자두의 달콤함이 동시에 깔린다. 다크 초콜릿 같은 묵직한 단맛이 중반부에 올라오고,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너무 부드럽다. 스파이스는 거의 없고, 버번에서 기대하는 그 시나몬이나 호밀의 매콤함도 약하다. 납 크릭 9년이나 레어 브리드처럼 “아, 이게 버번이지” 하는 타격감은 전혀 아니다.

포트 와인의 과일 단맛이 전면에 나서면서 버번 본연의 캐릭터를 많이 덮어버린다. 버번을 기대하고 마시면 “이게 뭐지?” 싶을 수 있다. 나도 따놓고 몇 번 안 먹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위스키보다 와인이나 브랜디 쪽을 좋아하는 사람한테는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니시

피니시에서도 포트 와인이 지배적이다. 달콤한 잔향이 입 안에 꽤 오래 남는데, 건과일과 약간의 오크가 뒤에 깔린다. 드라이한 마무리는 전혀 아니고, 끝까지 달달하게 빠진다. 버번 피니시 특유의 후추나 오크 탄닌감을 기대하면 좀 아쉬운 마무리.

엔젤스 엔비 라인업

  • 포트 캐스크 피니시 - 오늘의 주인공. 43.3%, 루비 포트 캐스크 6개월 피니시
  • 캐스크 스트렝스 - 연간 한정 배럴 프루프. 2024년부터는 토니 포트 캐스크를 추가로 사용한다고
  • 라이 위스키 - 카리브해 럼 캐스크 피니시. 라이 위스키 베이스

결국 호불호

솔직히 호불호가 꽤 갈린다. 도수도 43.3%로 버번 치고 낮고, 포트 와인 캐스크의 비중이 너무 높아서 버번 본연의 맛이 뒤로 밀린다. 버번을 좋아해서 산 거라면 실망할 수 있다. 우드포드 리저브도 43.2%로 도수가 낮은 편이지만, 적어도 버번다운 캐릭터는 유지하거든. 엔젤스 엔비는 그 선을 넘어서 거의 다른 카테고리의 위스키가 된 느낌이다.

근데 와인을 즐기던 사람이 위스키에 입문할 때는 오히려 잘 맞을 수도 있겠다. 디자인도 꽤 예뻐서 손님 오면 꺼내주기 딱이다. 나도 그렇게 처리할 생각.

총평: ★★★★★ ★★★★★ 3.4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