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싱배(잭 다니엘스 싱글배럴)는 병목 라벨에 병입일이 적혀 나온다. 오늘 집어온 병은 23년 초. 병입 후 3년 반이 지났다. 위스키는 병숙이 되지 않는 술이라 맛에는 의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오래됐다는 느낌이 기분은 좋다.
퇴근길에 우성그린마트에 들러서 사 왔다. 75,000원, 온누리상품권 7%를 먹여서 거의 딱 7만 원.

원래는 살 생각이 없던 병
잭싱배 100 프루프 한 병을 이미 다 비웠다. 그보다 아랫 등급인 셀렉트를 굳이 살 생각은 원래 없었다. 사려던 건 따로 있었다. 전에 친구에게 잔으로 한 번 얻어먹은 SBBS(싱글배럴 배럴 스트렝스)가 너무 괜찮아서 그쪽을 노리고 있었는데, 우성그린마트에 없었다. 가격도 이 병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생각이 바뀐 건 최근에 먹은 러셀 10년 때문이다. 상위 등급인 러싱배(러셀 싱글배럴)에 꿇리기는커녕 오히려 너무 맛있었다. 그러면 두 배 가까이 주고 SBBS를 사는 것보다, 안 먹어본 다른 바틀을 사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그래서 고민 없이 집어왔다.
100 프루프보다 5% 낮은 45%
이전에 먹었던 100 프루프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알콜 도수가 50%다. 셀렉트는 그보다 5% 낮은 45%. 5%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기대는 됐다. 집에 오자마자 뚜따해서 바로 마셨다.

오크 비중이 높은 향
전형적인 버번의 끈적한 단 향. 약간 다크초콜렛 향도 느껴진다. 다른 버번들에 비해 오크의 향이 조금 더 강한 느낌. 바닐라와 메이플 시럽 느낌의 단 향도 있는데, 오크 향의 비중이 꽤 높아서 내 기준에서는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심지어 방금 뚜따해서 따르자마자 바로 잔에 코를 들이박았는데, 알콜이 치는 느낌도 전혀 없다. 계속 맡다 보면 곡물의 단 향도 조금씩 느껴진다. 전반적으로 달달한 시럽류의 느낌이 강하다. 기분좋은 나무향이 강한 오크통에 달콤한 시럽을 바르고, 그 냄새를 맡는 느낌.
직관적인 단맛, 여기서도 오크
직관적인 단 맛. 스파이스, 오크, 다크초콜렛. 스파이스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약간의 시트러스한 느낌도 있다. 맛에서도 역시 오크가 굉장히 직관적이고 강렬하게 다가온다.
바디감과 탄닌감이 조금 더 있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다. 목넘김은 굉장히 부드러운 편.
피니시에 짙게 남는 오크
오크향이 굉장히 짙게 느껴진다. 다크초콜렛도 약간 있고, 견과류와 미묘한 건과일 느낌도 있다. 약간 식은 커피에서 나는 향도 느껴진다.
45% 버번을 연달아 마시면서
전반적으로 튀는거 없이, 무난하고 편하게 먹기 좋은 느낌이다. 다음에는 러셀 10년과 한 번 비교시음을 해봐야겠다. 둘 다 45%다.
이글레어 10년까지 해서 최근 50% 미만 버번들을 연달아 접하고 있는데, 꼭 알콜 도수가 버번의 전투력이어야 하나? 라는 생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이 병만 놓고 보면 굉장히 만족스럽고 훌륭한 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100 프루프와 나란히 놓으면
물론 굳이 비교하자면 이전에 먹었던 상위 라인인 100 프루프가 더 만족스럽긴 하다. 조금 더 입안을 조여오는 탄닌감과, 거친 질감, 바디감까지. 그 병은 한 달이 지난 뒤에도 4.7점 그대로였다. 알콜 도수 5%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긴 한가보다.
데일리샷 최저가가 75,000원인데, 우성그린마트 표시가도 같은 75,000원이다. 여기서 온누리상품권을 먹이면 5천 원 정도 할인을 받으니 사실상 데일리샷 최저가보다 우성그린마트가 더 저렴한 셈이긴 하다.

5%의 차이는 있었다. 근데 그 차이가 술의 급을 정한다고 보기는 어려워졌다. 45%로도 이만큼 나온다. 4.3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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