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후 1개월이 지난 시점의 최신 리뷰는 잭 다니엘 싱글배럴 100 프루프 뚜따 1개월 후 리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스카치를 주로 마시다가 가끔 아메리칸으로 방향을 튼다. 기분 전환이기도 하고, 스카치와는 결이 완전히 다른 단맛이 당길 때가 있다. 잭 다니엘이라는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대부분은 검은 라벨 올드 넘버 7로만 알고 있다. 나도 처음엔 “잭 다니엘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였는데, 싱글배럴을 마신 다음부터는 같은 브랜드라고 묶이는 게 이상할 정도로 다른 위스키라고 본다. 인천 알코홀릭드링크에서 85,000원에 집어왔다.

차콜 멜로잉이 50%에서 어떻게 살아있나
테네시 위스키와 버번은 원료ㆍ매시빌ㆍ증류 방식이 사실상 같다. 갈리는 지점은 단 하나, 배럴에 들어가기 전에 슈가 메이플 숯 통을 한 번 통과시키는 차콜 멜로잉 공정이다. 이 한 단계가 잭 다니엘 특유의 매끈한 질감을 만든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도수가 50%로 올라가면 이 부드러움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우려다.
싱글배럴 100 프루프는 그 우려에서 의외로 깔끔하게 빠져나온다. 1997년 출시, 숙성 창고 위층 배럴만 골라 쓰고, 병마다 배럴 넘버ㆍ릭 넘버ㆍ병입 날짜가 박혀있다. 50% ABV로 끌어올린 결과는 스파이스가 강해진 게 아니라 캐러멜ㆍ바닐라ㆍ오크의 농도가 압축된 쪽이다. 차콜 멜로잉이 만든 매끈함은 그대로 깔리고, 그 위에 더 진해진 단맛이 얹힌다.
시음
100 프루프(50% ABV).
향
바나나. 그게 제일 먼저 온다. 뒤를 바닐라와 오크가 따르면서, 달콤하고 진득한 향이 코를 감싼다. 아메리칸 위스키 특유의 그 솔직한 달달함인데, 스카치에 익숙한 코로 맡으면 꽤 신선한 경험이다. 셰리 캐스크의 건과일 향과는 완전히 다른 결의 달콤함. 직접적이고 숨기는 게 없는 느낌이 개인적으로 좋다.
맛
달다. 마시자마자 확실하다. 차콜 멜로잉의 매끈한 질감 위에 캐러멜과 바닐라가 직설적으로 깔리는데, 5초 정도 지나면 스파이시함, 탄닌감, 달콤함, 미세한 탄산감이 동시에 올라온다. 입에 머금고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스파이스와 떫음, 바디감, 그 미탄산감이 점점 강해지는 게 재밌다. 더 오래 머금으면 감각이 무뎌지니까 적당한 타이밍에 삼키는 게 좋다.
물을 넣으면 캐러멜과 바닐라가 더 강조되면서 스파이스는 좀 누그러진다. 개인적으로 싱글배럴 100 프루프는 니트로 마시는 게 가장 좋았다. 50%가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은 딱 적당한 도수라서, 굳이 물을 더할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다.
피니시
피니시는 맛에서 느꼈던 강렬한 타격감에 비해 의외로 약한 편이다. 우드와 견과류의 잔향이 남는데, 스카치의 피니시와 비교하면 좀 더 직관적이다 - 복잡하게 얽히는 게 아니라 깔끔하게 정리되면서 마무리되는 느낌이다. 겨울밤에 마시면 이 따뜻한 피니시가 진짜 좋다.
올드 넘버 7과의 격차
올드 넘버 7만 마셔보고 잭 다니엘을 평가하면 손해다. 같은 차콜 멜로잉을 거치는데 도수와 캐스크 선별이 만드는 차이는 라벨 너머의 거리에 가깝다. 100 프루프는 하이볼로 만들어도 캐러멜이 묻히지 않고, 콜라에 섞기엔 아까운 영역으로 넘어간다. 같은 아메리칸이라도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과 나란히 마셔보면 차콜 멜로잉의 유무가 만드는 질감 차이가 한 모금에 보인다. 좀 더 묵직한 프리프로히비션 스타일이 궁금하면 납 크릭 9년 쪽이 맞다.
스카치만 마시다 가끔 방향을 틀고 싶을 때 꺼내기 좋은 병.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한 스푼 끼얹는 아포가토 스타일은 위험하다. 너무 맛있어서 한 병이 금방 빈다.

오픈하고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의 변화는 잭 다니엘 싱글배럴 100 프루프 - 오픈 1개월 리뷰에 따로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