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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리] 글렌터렛 12년 리뷰(2025 릴리즈)

위린이 위린이 4 mins read
[셰리] 글렌터렛 12년 리뷰(2025 릴리즈)
우성그린마트 판매가 139,000원 ㆍ온누리상품권 7% 적용 시 12만원대ㆍ2026년 7월 기준

친구가 글렌터렛 12년을 한 잔 따라준 적이 있다. 2024 릴리즈였는데, 맥캘란 12년 셰리랑 비슷한 인상에 조금 더 강렬한 게 좋아서 이름을 기억해뒀다. 문제는 파는 곳이 없었다는 거다. 그러다 우성그린마트에 갔더니 있길래 바로 집어왔다. 139,000원에 온누리상품권 7% 먹여서 12만원대, 도수도 46.2%라 적당히 만족스러울 것 같았다.

홀수 연도 릴리즈가 맛있다는 카더라

사기 전에 들은 말이 하나 있다. 글렌터렛 12년은 홀수 연도 배치가 맛있다는 거였다. 특히 2023 릴리즈가 좋다고. 내가 집어온 건 2025 릴리즈니까 홀수긴 하다.

근데 찾아보니 근거를 못 찾겠다. Whiskybase 평점을 보면 2023이 84.16점(52표), 2024가 85.00점(27표)으로 오히려 짝수인 2024가 높다. 그렇다고 2024가 낫다고 뒤집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표본도 적고 점수 차이도 작아서 뭐라 말하기 애매하다.

다만 릴리즈마다 다르다는 것 자체는 맞다. 글렌터렛 12년은 해마다 따로 내는 연간 릴리즈라고 한다. 도수부터 다르다. 2023과 2024는 46.4%, 내가 산 2025는 46.2%다. 도수가 매년 다른 걸 보면 캐스크 구성도 조금씩 바뀌는 것 같다. 0.2도 차이로 맛이 갈린다고 보긴 어렵지만, 같은 이름표를 달고도 매년 다른 술이 나오는 건 맞다.

글렌터렛 12년 2025 릴리즈 병과 잔

뚜따 직후 따르자마자 향을 맡았을 때 가장 강렬하게 느껴졌던 건 쿰쿰한 셰리향과 약한 미네랄 노트. 약간의 오크도 있다. 뚜따 직후라 그런지 조금 튀는 것도 있긴 한데, 시트러스한 느낌에 녹아서 함께 느껴지는 게 나쁘지만은 않다.

따라두고 시간이 지날수록 산화되며 애매한 미네랄 노트가 걷히고, 쿰쿰한 셰리향이 달달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느낌이 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달콤한 도넛의 향도 느껴진다.

글렌드로낙 12년, 맥캘란 12년 셰리오크, 글렌파클라스 15년과 비슷한 가격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정도로 맛있다. 일단 굉장히 달고, 시럽같은 바디감이 있다. 다른 사람들에 의하면 스파이스가 있다던데, 나는 잘 모르겠다.

맥캘란 12년 셰리오크를 졸여서 만든듯한 느낌. 다 먹어서 없지만, 글렌알라키 15년과 비교시음 해보고 싶다. 넛맥이란 걸 먹어본 적은 없지만, 후기에서 공통적으로 넛맥을 말했던 위스키들의 넛맥 느낌(?)이 있다. 46.2% 도수의 만족스러운 목넘김도 좋다.

피니시

전형적인 셰리향. 근데 초반 향에서 느껴졌던 미네랄/황 노트가 거의 없고, 셰리향이 굉장히 잘 농축된 느낌. 맛에서 느껴졌던 시럽같은 바디감이 피니시의 향에서도 질감으로 느껴지는듯한 느낌. 따뜻하고 긴 여운이 기분 좋다.

만든 사람이 맥캘란 출신이었다

맛 노트에 “맥캘란 12년 셰리오크를 졸여서 만든듯한 느낌”이라고 적어뒀는데, 이건 아무 배경지식 없이 마시고 쓴 거다.

찾아보니 글렌터렛 위스키 메이커가 Bob Dalgarno라는 사람이다. 맥캘란에서 30년 일하다가 2019년에 글렌터렛으로 옮겼다고 한다. 지금의 12년을 포함한 코어 라인업도 2020년에 그 손을 거쳐 새로 짜인 거라고.

그래서 맥캘란 생각이 났나 싶다. 친구가 따라준 2024 릴리즈에서도 같은 인상을 받았으니 두 번 다 그랬던 거다. 물론 같은 사람이 만들었다는 것까지가 사실이고, 그래서 맛이 같다거나 레시피를 가져왔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적은 인상이 아주 엉뚱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서 좀 신기했다.

캐스크도 올로로쏘와 PX 셰리를 담았다 비운 통을 쓴다고 한다. 이렇게 진하고 달게 나오는 게 여기서 오는 건가 싶기도 하다. 올로로쏘든 PX든 셰리 통을 거친 병들은 어딘가 비슷해진다. 그 비슷해지는 지점을 셰리 캐스크 위스키 공통 노트에 적어놨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넛맥이 있었다

글렌터렛 공식 홈페이지의 제품 설명을 보면 GINGER, NUTMEG이 적혀 있다. 카라멜라이즈된 시트러스나 건과일 같은 것도 같이 적혀 있는데, 향 노트에 써둔 시트러스와 맞물린다. 넛맥을 먹어본 적도 없는 사람이 남의 후기만 보고 적은 게 얼추 겹친 셈이라 좀 웃겼다.

평점 4.6

4.6점. 셰리 위스키에 준 점수 중에는 제일 높다.

글렌터렛 12년 2025 릴리즈 박스

맛 노트에 적은 세 병이 이 사이트 기준으로 3.4점에서 4.0점 사이다. 12만원대에 뭘 기대하고 있었는지가 그 점수에 다 나와 있는데, 이 병은 그 기대를 넘었다.

붙여보고 싶은 건 글렌알라키 15년이다. 결이 비슷해서 나란히 놓으면 뭐가 다른지 보일 것 같은데, 병을 다 비워서 지금은 없다. 한 병 더 들이면 그때 두 잔 따라놓고 다시 쓸 생각이다. 그전까지는 이 병을 좀 아껴 마셔야겠다.

총평: 4.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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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위린이

직접 사서 마신 위스키를 기록하는 위린이. 자동차ㆍ투자ㆍ개발 이야기도 가끔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