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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하트 브라더스 피티드 리뷰(편의점 가성비)

위린이 위린이 ㆍ 수정 2 mins read
[피트] 하트 브라더스 피티드 리뷰(편의점 가성비)

아일라 위스키를 좋아하면서도 매번 라프로익이나 라가불린만 사기엔 지갑이 좀 아프다. 그러다 동네 GS25 위스키 매대에서 눈에 띈 게 이 녹색 병이었다. 하트 브라더스(Hart Brothers) 피티드 아일라 싱글몰트. 700ml에 50도, 가격은 4만 중반. 독립병입자(Independent Bottler)라는 말에 한 번, 편의점에서 본 가격에 한 번 놀랐다. 아일라 싱글몰트가 이 가격에? 일단 집어왔다.

편의점에서 50도 아일라?

하트 브라더스(Hart Brothers)는 1964년 페이즐리에서 시작된 스코틀랜드 독립병입자다. 여러 증류소에서 캐스크를 사들여 자기들 기준으로 선별ㆍ병입하는 회사. 이 제품은 증류소명 비공개, “아일라(Islay)” 지역명만 표기된 700ml / 50% ABV. 독립병입 시장에서 종종 보이는 라벨링 방식이라고 한다. 40%짜리보다 캐릭터가 확실히 살아있으면서 니트로도 부담 없는 도수가 이 병의 체감 포인트.

녹색 병을 열어보면

하트 브라더스 피티드 아일라 싱글몰트 위스키

피트 스모크부터 확 온다. 근데 이게 라가불린 16년의 묵직한 스모크와는 좀 다르다. 코를 가까이 대면 라프로익에서 맡았던 그 특유의 병원 냄새가 꽤 그대로 느껴진다. 아일라 피트 위스키들 중에서도 메디시널한 쪽에 가까운 캐릭터라는 느낌이다. 피트 뒤로 레몬 껍질 같은 시트러스가 살짝 비치고, 바닷바람에서 오는 짭짤한 미네랄감이 배경에 깔린다. 시간을 좀 두면 바닐라와 허니 노트도 은근히 올라오는데, 피트가 워낙 전면에 있어서 집중해야 잡힌다.

스모키함이 혀를 감싼다. 50도답게 온기가 확실하다. 거칠다기보다는 따뜻하게 퍼지는 쪽. 중반부터 흑후추 같은 스파이시함이 올라오고, 약간의 소금기가 바디에 깊이를 더한다. 달콤한 쪽으로는 캐러멜과 건과일이 조금 있는데, 셰리 캐스크 계열처럼 과일이 터지는 스타일은 아니고 어디까지나 피트가 주인공이다. 전체적으로 미디엄 바디에 드라이한 성향이 강하다.

물을 몇 방울 넣으면 스모크가 한 발 물러나면서 숨어있던 몰트의 고소함과 시트러스가 좀 더 드러난다. 하이볼로 만들어도 피트가 탄산 위로 잘 살아남아서,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에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니시

피니시는 중간에서 중상 정도 길이. 피트 스모크의 여운이 꽤 오래 남는다. 입 안에 이탄의 건조한 훈연감이 잔잔하게 머무르면서, 살짝 달콤한 몰트의 꼬리가 마지막에 스친다. 부나하벤 12년처럼 깔끔하게 끊기는 타입은 아니고, 아일라 피트 위스키답게 스모크가 여운으로 길게 이어진다. 개인적으로 이 여운이 꽤 중독적이다.

편의점에서 발견한 금요일 저녁 위스키

4만 중반에 아일라 싱글몰트 50도. 솔직히 파격적이다. 오피셜 보틀링들과 직접 비교하면 복합미에서 차이가 있긴 하다. 라가불린의 묵직한 깊이나, 아드벡의 폭발적인 캐릭터 같은 걸 기대하면 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이 가격대에서 이 정도 피트 캐릭터와 도수를 갖춘 싱글몰트가 있다는 것 자체가 메리트라고 본다.

GS25 위스키 매대에 떨어져 있을 때 하나 집어오기에 딱 좋은 위스키다. 하이볼 베이스로 써도 50도라 피트가 안 묻히고, 니트로 천천히 즐겨도 나쁘지 않다. 금요일 저녁에 피트 한 잔 하고 싶은데 라가불린이나 아드벡을 따기엔 좀 아까울 때, 냉장고 옆에 이게 있으면 편하다.

총평: ★★★★★ ★★★★★ 3.7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