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쏘 셰리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첫 대만 위스키였는데 뚜따부터 마지막 잔까지 만족스러웠고, 그 뒤로 카발란 솔리스트의 다른 캐스크는 어떤 맛일지 계속 궁금했다. 일명 카솔셰를 지나 이번엔 카솔포, 포트 캐스크 차례다.
마침 유튜브에서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카발란 솔리스트 포트를 저렴하게 판다는 얘기를 봤다. 바로 트레이더스 구월점으로 갔다. 구매가는 229,800원. 우성그린마트에서는 268,000원에 파는데, 온누리상품권 7%를 먹여도 트레이더스가 더 쌌다. 서둘러 집어왔다. 우성에서 카발란 비노 바리끄도 같이 데려오고 싶었는데, 이건 포트보다 더 비싸서 일단 참는 중이다.
솔리스트는 싱글 캐스크 캐스크 스트렝스라 병마다 도수가 다르다. 50도에서 65도 사이라고들 하는데, 내 병은 59.4%다. 이 정도면 뽑기 운은 준수한 편이라고 생각한다.

향
고도수인데도 알콜이 튀는 느낌이 별로 없다. 셰리가 연상되는 향이긴 한데, 결이 조금 다르다. 달달한 향이 기본으로 깔리고, 약간 레드와인이나 마이구미 비슷한 포도향이 난다. 향이 너무 달콤해서 빨리 한 모금 마셔보고 싶어질 정도다. 듀어스 18년 미즈나라 캐스크에서 느꼈던 절간의 향초 냄새도 아주 약하게 스친다. 그래도 대부분은 굉장히 달달한 과일이다. 포도와 망고가 인상적이고, 바탕에는 오크향이 은근하게 깔려 있다.
맛
알콜 도수 59.4%에서 오는 묵직한 바디감이 굉장히 만족스럽다. 바디감이 얼마나 좋은지, 뭔가 파우더 같은 걸 타서 일부러 끌어올린 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잘 졸인 레드와인의 느낌이 살아있고, 약간의 오크와 스파이시함도 함께 온다. 포도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을 만큼 포도가 지배적이다.
피니시
포도향의 결이 향에서 시작해 맛을 거쳐 피니시까지 쭉 이어진다. 도수 때문인지 굉장히 따뜻하고 긴 여운이 오래 남는다. 그런데 피니시에서는 향과 맛에서 잡히지 않던 노트가 하나 스친다. 약간 인공적인 냄새 같기도 한, 이름 모를 독특한 과일의 느낌이다. 기분 나쁜 건 절대 아닌데 그렇다고 익숙한 향도 아니다. 살면서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열대 과일의 향을 맡는 듯한 독특함이 있다.
카솔셰와 비교하면, 그리고 하나 아쉬운 점
굳이 따지자면 카솔포보다 카솔셰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그런데 이건 맛의 차이라기보다, 내가 산 카솔셰가 51.6%로 더 편안한 도수였기 때문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50도 언저리가 즐기기 편하면서도 바디감과 알콜의 만족감이 균형을 이루는 중간점이 아닐까 싶다. 버번도 그렇다.

다음엔 이 둘을 나란히 두고 비교 시음을 해볼 생각이다. 같은 솔리스트인데 캐스크만 다른 두 병을 한 자리에서 마시면, 포트와 셰리의 결 차이가 더 또렷하게 잡힐 것 같다.
포트 캐스크가 아쉬운 게 있다면 딱 하나, 조금 단순하다는 거다. 포도로 시작해서 포도로 끝난다. 향도 맛도 피니시도 포도라는 한 줄기로 쭉 이어진다. 그런데 맛 자체가 워낙 훌륭해서, 단순한 게 딱히 흠으로는 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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