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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위스키]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쏘 셰리 CS 리뷰

위린이 위린이 3 mins read
[대만 위스키]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쏘 셰리 CS 리뷰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쏘 셰리는 가격표 앞에서 한 번 멈추게 되는 병이었다. 면세점에서는 10만 원 중반대도 가능하다고 하는데, 당장 해외 나갈 일이 없었다. 결국 우성그린마트에서 온누리 10%까지 넣어 24만 원 대에 들고 왔다. 첫 카발란 솔리스트이자 첫 대만 위스키. 색은 이미 맛 보증수표처럼 진한 간장색이었다.

집에 오자마자 바로 열었다. 병을 세워두고 구경할 시간도 아까웠다. 내 병 라벨 기준 도수는 51.6%. 찾아보니 카발란 쪽에서는 이 병을 올로로소 셰리통에서 나온 진한 색, 말린 과일, 견과류 느낌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실제 첫 잔은 그 말과 맞는 부분도 있고, 조금 엇나가는 부분도 있었다.

카발란 솔리스트 올로로쏘 셰리 위스키

집까지 참은 게 다행

우성그린마트에서 계산하고 나오자마자 머릿속은 이미 첫 잔으로 가 있었다. 이 글은 그냥 “비싸게 샀고 바로 열어버린 병”의 첫 잔 메모로 간다.

대만 위스키가 왜 빨리 익는다는 말을 듣는지는 대충 알고 있었다. 더운 나라라 나무통 맛이 빨리 붙는다는 이야기. 그런데 그 정보보다 먼저 들어온 건 가격이었다. 24만 원 대. 이 가격이면 스카치 쪽에서도 고를 게 많다. 맥캘란 12년 셰리와 글렌드로낙 12년을 여러 병 살 수도 있고, 아란 셰리 캐스크 같은 선택지도 있다.

그래도 카솔셰는 한 번쯤 직접 열어보고 싶었다. “면세점에서 많이 사는 병”이라는 인식이 왜 생겼는지도 궁금했고.

카솔셰 테이스팅 노트

뚜껑을 따자마자 카카오닙스 향이 확 올라온다. 초콜릿보다 더 건조하고 진한 카카오 쪽이다. 잔에 따르고 다시 맡으면 의외로 셰리보다 버번에 가까운 인상이 먼저 온다. 바닐라가 튄다는 뜻은 아니고, 나무 향이 꽤 선명해서 그렇게 느껴진다.

방금 열었고 50도가 넘는데 알코올 치는 느낌은 거의 없다. 이 부분이 가장 먼저 놀랐다. 도수가 센 술에서 코를 밀어내는 자극이 적으면, 향을 계속 맡아볼 수 있어서 좋다.

조금 두고 다시 맡으면 그때부터 셰리 쪽이 열린다. 미세하게 황 같은 냄새가 있긴 한데 거슬리진 않는다. 그냥 셰리 위스키에서 종종 느껴지는 그 느낌으로 지나간다. 과일은 열대과일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내 코에는 건과일, 붉은 베리, 체리 쪽이 더 가깝다. 깊게 맡으면 나무 향이 잔잔하게 스쳐 지나간다.

맛은 누가 봐도 셰리 위스키다. 향에서 버번 비슷하게 잡혔던 오크 인상과 달리, 입 안에서는 달달한 셰리가 먼저 퍼진다. 셰리 캐스크 위스키 공통점에서 적었던 말린 과일, 초콜릿, 견과류 계열이 한 번에 들어온다.

황 같은 느낌은 맛에서는 거의 없다. 1% 미만이라고 적어도 될 정도다. 매운 향신료 느낌도 생각보다 약하다. 대신 입 안을 채우는 힘과 살짝 떫은 느낌이 꽤 있다. 삼키기 전후로 잇몸을 살짝 조여오는 느낌이 남는다. 이게 51.6%에서 오는 만족감과 잘 맞는다.

달기만 하고 얇은 셰리가 아니라, 드라이한 레드와인 같은 느낌이 살짝 있다. 와인 맛이 난다는 뜻은 아니고, 단맛 뒤에 떫은 느낌이 따라오면서 입 안을 정리하는 쪽이다. 이 지점이 꽤 마음에 들었다. 순수하게 맛만 보면 점수를 더 주고 싶어진다.

피니시

피니시는 굉장히 길고, 예상보다 이것저것 남는다. 약간의 스모크가 있는데, 피트 위스키의 스모크는 아니다. 향신료 쪽 스모크와 나무통에서 온 그을린 느낌이 섞인 인상이다. 약간의 견과류도 뒤에 남고, 은은한 초콜렛도 느껴진다. 뒤늦게 존재감을 은근하게 비추는 몰티함도 살짝 있다.

시간이 지나면 뭔가 탄 것을 씹어 삼킨 뒤의 여운 같은 게 올라온다. 기분 나쁜 탄맛은 아니다. 오히려 이 병에서 제일 이상하게 오래 생각나는 부분이다. 처음에는 “열대과일?” 하고 고개를 갸웃했는데, 피니시까지 가면 그 말이 왜 나오는지 어렴풋이 감은 온다. 그래도 내 표현으로는 열대과일보다는 짙은 과일, 그을린 오크, 견과류 쪽이다.

가격 대비 인상

맛만 놓고 보면 만족스럽다. 첫 대만 위스키로 너무 센 것부터 연 건가 싶지만, 적어도 첫 인상은 좋았다. 카발란이 왜 유명한지 내 입장에서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찾아본 소개에서 말하던 말린 과일, 견과류, 커피 같은 방향도 조금씩 잡힌다.

문제는 가격이다. 국내 24만 원 대는 마음이 편한 가격이 아니다. 이 돈이면 글렌알라키 15년처럼 셰리 쪽으로 만족도가 높은 병도 있고, 다른 도수 센 병들도 보인다. 그 병은 농축된 맛에 고도수의 타격감까지 받쳐주는 술이라 가격을 생각하면 같이 떠오른다. 그래서 평점은 4.5점. 맛만 보면 더 높게 주고 싶은데, 가격이 받쳐주지 않는다.

면세점 수요가 몰리는 이유를 마셔보고 알았다. 비싸게 산 걸 알면서도 바로 열었고, 첫 잔에서 이미 충분히 즐거웠다. 며칠 지나서 향이 셰리 쪽으로 더 붙는지는 별도로 기록할 예정이다.

카솔셰 우성그린마트 구매 직후

총평: ★★★★★ ★★★★★ 4.5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