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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러싱배) 리뷰

Spemer Spemer · 수정 · 3 mins read
[버번]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러싱배) 리뷰

스카치 위주로 마시다가 버번에 발을 들인 건 사실 얼마 되지 않았다. 처음에는 “옥수수로 만든 위스키가 뭐 그리 대단하겠어” 싶었는데,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을 한 잔 마시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캐러멜, 바닐라, 그리고 오크의 묵직한 조합이 입 안에서 폭발하는 느낌. 스카치와는 결이 전혀 다른 매력이 있었다.

와일드 터키 증류소 이야기

  • 위치: 미국 켄터키주 로렌스버그
  • 핵심 인물: 지미 러셀(1954년~, “버번의 부처”) + 아들 에디 러셀(1981년~). 러셀 리저브라는 이름이 이 부자의 성에서 따온 거다
  • 특징: 배럴 엔트리 프루프 115(업계 표준 125보다 낮음). 도수가 낮을수록 오크에서 풍미를 더 많이 뽑아낸다는 논리

이 위스키의 탄생 배경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은 2013년 출시. 에디 러셀이 직접 웨어하우스를 돌면서 배럴을 고르는데, 주로 높은 층 배럴을 선호한다. 켄터키의 극심한 온도 차가 위층에서 더 크게 작용하면서 오크와의 상호작용이 활발하기 때문이다.

110 프루프(55% ABV), 논칠필터드 병입. 낮은 배럴 엔트리 프루프로 오크에서 풍미를 충분히 끌어낸 원액을 희석 최소화해서 병에 담는 구조다.

러셀 리저브 & 와일드 터키 대표 라인업

러셀 리저브는 와일드 터키의 프리미엄 라인이다. 와일드 터키 본 브랜드가 대중적인 라인이라면, 러셀 리저브는 좀 더 정제된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

와일드 터키 & 러셀 리저브 대표 라인업

  • 와일드 터키 101 - 50.5%, 버번 입문의 정석
  •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 - 배럴 프루프 58.4%, 캐스크 스트렝스
  • 러셀 리저브 10년 - 45%, 러셀 리저브 라인 입문작
  •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 55% 논칠필터드, 오늘의 주인공
  • 러셀 리저브 13년 - 한정판 배럴 프루프 55.5%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테이스팅 노트

110 프루프(55%), 논칠필터드. 에디 러셀이 직접 고른 배럴이다.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버번 위스키

향 (Nose)

글라스에 따르면 먼저 진한 캐러멜 향이 확 치고 올라온다. 제과점 앞을 지나갈 때 나는 그 달콤한 냄새랑 비슷하달까. 바닐라가 그 아래 깔려있고, 토스트한 오크의 나무 향이 뒤를 잇는다. 조금 더 기다리면 브라운 슈거의 묵직한 단맛, 그리고 베이킹 스파이스 - 시나몬, 넛맥 같은 향이 은근하게 올라온다. 체리의 과일향도 살짝 있고, 오래된 가죽 같은 뉘앙스도 느껴진다. 55%라는 높은 도수 치고는 알코올 자극이 생각보다 덜하다.

맛 (Palate)

첫 모금부터 풀바디감이 확실하게 느껴진다. 토피와 다크 체리가 동시에 들어오는데, 이게 버번만의 매력이다. 스카치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힘든 종류의 달콤함이랄까. 시나몬과 넛맥의 스파이시함이 혀 위에서 따끔거리면서 맛의 깊이를 더해준다. 차드 오크(charred oak)에서 온 그을린 느낌이 묵직하게 깔려있고, 그 위에 옥수수 특유의 달착지근한 단맛이 겹쳐진다. 뒤쪽에서 시트러스 제스트 같은 산뜻함이 살짝 고개를 내미는데, 이게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논칠필터드라서 질감도 오일리하고 입 안을 꽉 채우는 느낌이다.

피니시 (Finish)

피니시가 상당히 길다. 따뜻한 온기가 목을 타고 천천히 내려가면서, 바닐라와 오크 스파이스의 여운이 꽤 오래 남는다. 캐러멜의 달콤함이 뒤에서 은근히 지속되고, 마지막에 젠틀한 페퍼감이 슬쩍 존재감을 드러낸다. 삼킨 후에도 입 안에 버번 특유의 따뜻하고 달콤한 잔향이 꽤 오래 머문다. 이 피니시의 길이가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의 가격값을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에 어울리는 안주

  • 바비큐 립 - 버번의 캐러멜, 바닐라 노트가 바비큐 소스의 스모키한 달콤함과 완벽 매칭
  • 피칸, 아몬드 등 견과류 - 견과류의 고소함이 러셀 리저브의 토스티한 오크 풍미를 끌어올린다

마치며

버번에 관심이 있다면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은 꼭 한번 경험해볼 만한 병이다. 와일드 터키 101로 버번의 기본기를 익히고,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때 딱 좋은 선택지. 싱글배럴이라 같은 이름의 병이라도 배럴에 따라 미세하게 맛이 다를 수 있는데, 그게 오히려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는 재미가 있다. 같은 켄터키 버번이라도 증류소마다 확연히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니, 납 크릭 9년처럼 짐 빔 계열의 묵직한 스타일과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다.

음용 방식은 니트를 추천한다. 55%라서 처음에는 도수가 부담될 수 있는데, 물을 조금 넣으면 캐러멜의 단맛이 확 열리면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온더록도 나쁘지 않지만, 이 정도 퀄리티의 버번은 가능하면 니트나 물 몇 방울 정도로 즐기는 게 좋다. 같은 아메리칸 위스키라도 잭 다니엘 싱글배럴과 비교하면 캐릭터가 확연히 다른데, 차콜 멜로잉 유무가 만드는 차이가 꽤 크다. 스카치만 고집하던 사람이라면, 이 한 병으로 버번의 세계에 발을 딛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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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Spe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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