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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 듀어스 더블더블 21년 리뷰

위린이 위린이 ㆍ 수정 3 mins read
[블렌디드] 듀어스 더블더블 21년 리뷰

듀어스 더블더블 21년은 이름부터 특이하다. 블렌딩 두 번, 숙성 두 번 - 4단계 공정을 거친 블렌디드 위스키다. 글라스에 따르자마자 올라오는 향부터 범상치 않은데, 21년 숙성답게 복합적이면서도 날카로운 구석이 없다.

블렌딩 두 번, 숙성 두 번

듀어스는 1846년 설립이고, 하이랜드 애버펠디가 핵심 증류소라고 한다. 허니한 캐릭터가 이 집 블렌디드의 심장 역할을 하는 셈. 더블더블은 마스터 블렌더 스테파니 맥클라우드가 개발한 4단계 숙성 공정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몰트와 그레인을 따로 숙성하고, 블렌딩 후 “마리잉”(원액끼리 어우러질 시간)을 거치고, 추가 숙성을 하고, 마지막에 선별 캐스크에서 피니시. 보통 블렌디드가 원액 섞고 바로 병입하는 것과는 접근이 완전히 다른데, 결과물을 보면 그 의도가 꽤 잘 먹혔다.

라인업에서 21년의 자리

듀어스의 라인업은 일반 라인과 더블더블 시리즈로 나뉜다.

제품 도수 특징
화이트 라벨 40% 하이볼 베이스로 인기 있는 대중 라인
12년 40% 마리잉 숙성, 가격 대비 만족도 높음
15년 / 18년 40% 셰리 건과일 풍미가 깊어지는 숙성 라인
더블더블 21년 46% 4단계 숙성 공정, 오늘의 주인공
더블더블 27년 / 32년 46% 동일 공정의 장기 숙성 프리미엄

듀어스 더블더블 21년 테이스팅 노트

4단계 숙성이라는 공정이 실제로 잔에서 어떻게 느껴지는지 정리해본다.

듀어스 더블더블 21년 블렌디드 스카치 위스키

코를 가져다 대면 달큰한 셰리가 지배적이다. 약간의 바닐라와 오크가 그 위에 얹히고, 농축된 건과일 - 잘 익은 블랙 체리 같은 - 향이 뒤따른다. 배와 사과가 둘 다 느껴지는데 배가 조금 더 강하고, 시트러스류의 상큼함이라기보다는 산미가 덜하고 당도가 있는 쪽의 과일향이다. 알코올 부즈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매우 약하다. 셰리 느낌이 강해서인지 약간의 황 노트와 혼동될법한 뉘앙스도 있는데, 부담스러운 정도는 전혀 아니다. 꿀까지는 아니고, 꿀물 정도의 은은한 달콤함. 전체적으로 21년이라는 시간이 만들어낸 깊이가 느껴지는 코.

입에 들어오자마자 직관적인 셰리의 단 맛이 입 안을 채운다. 3초 정도 지나면 약하게 스파이스가 올라오는데, 공격적이지 않고 배경에 머무는 수준이다. 향에서 느꼈던 배, 체리 같은 과실의 느낌도 약간 느껴진다. 바디감은 중간급 정도이고, 탄닌감은 거의 없다. 전반적으로 스윗한 방향.

스무스하고 라운드한 질감이 이 위스키의 핵심인데, 모서리가 전혀 없다. 모든 풍미가 부드럽게 어우러져서 하나의 덩어리처럼 입 안에서 굴러간다. 블렌디드 위스키의 장점이 바로 이런 거라고 보는데, 싱글 몰트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이 매끄러운 일체감이 더블더블 21년에서는 극대화돼 있는 느낌이다. 솔직히 눈 감고 마시면 이게 블렌디드인지 싱글 몰트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을 정도다.

피니시

기분 좋은 스모키함이 슬쩍 올라온다. 1% 정도의 피트감. 셰리의 단맛도 조금 남는다. 길이는 보통이지만 자극 없이 존재감이 확실한 쪽이라, 한 잔 마시고 나면 한동안 그 느낌이 남아있는 종류의 위스키라고 본다.

블렌디드에 대한 선입견을 깬 한 병

블렌디드 위스키에 대한 내 선입견이 이걸 마시고 나서 꽤 달라졌다. 4단계 숙성이라는 공정에 들어간 시간과 노력이 잔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가격대는 싱글 몰트 21년들과 비교하면 오히려 합리적인 편이다. 우성그린마트에서 온누리 끼워 14만 후반에 사 왔는데, 21년 숙성에 이 정도 완성도라면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는 느낌이다.

우성그린마트 듀어스 더블더블 21년 구매 후 집 가는 길 같은 프리미엄 블렌디드라면 로얄살루트 21년도 비교해볼 만한데, 접근 방식이 꽤 다르다. 싱글 몰트만 마시던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이쪽도 건드려볼 만하다.

니트가 가장 좋고, 물 몇 방울이면 꿀의 달콤함이 좀 더 열린다. 하이볼은 비추. 이 가격대에 이 숙성 연수를 탄산수로 희석하기엔 아깝다.

듀어스 라인업 중에서 결이 다른 한정판을 찾고 있다면 듀어스 18년 미즈나라 캐스크 피니시도 재밌는 비교 대상이다. 더블더블 21년이 짜임새 있는 복합미라면, 18년 미즈나라는 40도 기반의 부드러움에 방점을 찍은 쪽.

총평: ★★★★★ ★★★★★ 4.3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