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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디드] 로얄살루트 21년 리뷰

위린이 위린이 ㆍ 수정 2 mins read
[블렌디드] 로얄살루트 21년 리뷰

로얄살루트 21년은 첫 잔보다 병을 손에 들었을 때 먼저 긴장되는 쪽이었다. 도자기 병 무게, 21년이라는 숫자, 선물용 이미지까지 한꺼번에 붙어 있어서 괜히 기대치가 올라간다. 우성그린마트에서 온누리 할인까지 적용해 18만 후반에 한번 결심하고 데려왔고, 따라보니 이 병은 향보다 질감으로 먼저 설득하는 타입이었다.

로얄살루트 21년 시그니처 블렌드 우성그린마트 구매

500ml가 훨씬 저렴한데 갈 때마다 품절이라 못 샀다. 500ml에 온누리 먹이면 로얄살루트 21년을 10만 원 초반에 데려올 수 있는 셈인데, 매번 매대가 비어있다. 결국 700ml로 갔다.

로얄살루트는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대관식 기념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름도 왕실 행사의 21발 축포에서 따왔다고(주락이월드 유튜브에서 봤다). 모든 원액을 최소 21년 이상 숙성한다는 원칙이 70년 넘게 깨지지 않았고, 스페이사이드 스트라이슬라 증류소를 핵심 몰트로 삼아 블렌딩한다. 쉬바스 브라더스 산하지만 쉬바스 리갈과는 지향점이 완전히 다른 병이다. 2018년 재편성 이후 21년 표현은 사파이어 블루(시그니처)/에메랄드 그린(몰트)/블랙(로스트) 세 가지 도자기 병으로 나뉘는데, 왕관의 보석을 모티프로 삼은 디자인이고 실제로 빛 차단으로 품질 보존에도 도움이 된다. 같은 21년 숙성 블렌디드라도 듀어스 더블더블 21년과는 접근 방식이 다른데, 로얄살루트의 현 마스터 블렌더 샌디 히슬롭의 솜씨가 이 한 병에서 확실하게 느껴진다.

로얄살루트 대표 라인업

2018년 라인 재편성 이후 21년 표현은 도자기 병 색상으로 구분된다. 그 위로 25년ㆍ30년 장기 숙성 라인이 따로 올라간다.

제품 도자기 병 스타일 특징
21년 시그니처 블렌드 사파이어(블루) 플로럴ㆍ프루티 블렌드 1953년 이래 레시피 유지. 오늘의 주인공
21년 몰트 블렌드 에메랄드(그린) 21종 이상 싱글 몰트 100% 블렌드 싱글 몰트 팬 취향
21년 로스트 블렌드 블랙 단종 증류소 원액 비중 ↑ 트래블 리테일 한정
25년 / 30년 프리미엄 라인 장기 숙성 특별한 날을 위한 선택지

로얄살루트 21년 시그니처 블렌드 테이스팅 노트

로얄살루트 21년 시그니처 블렌드

헤더(heather) 꽃의 은은한 플로럴함이 먼저 온다. 21년이라는 숙성 세월이 만들어낸 우아함이구나 싶은 느낌. 그 뒤로 헤더 꿀의 달콤함, 청사과의 상큼함이 차례로 올라온다. 바닐라, 건과일, 샌달우드의 따뜻한 우디향도 있고, 아주 미세한 스모크가 배경에 깔려있다. 전체적으로 공격적인 요소 없이 모든 향이 은은하게 어우러진다. 잘 조립된 블렌디드의 전형이다. 코를 대고 한참을 맡아도 질리지 않는 종류의 향.

실키하다. 비단결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수준의 부드러움. 건과일과 오렌지 필의 달콤함이 혀 위에 퍼지면서, 다크 초콜릿의 쌉쌀함이 깊이를 더해준다. 헤이즐넛의 고소한 너트향이 중간에 고개를 내밀고, 젠틀한 스모크가 전체적인 맛에 레이어를 한 겹 더 얹어준다. 크리미한 텍스처가 입 안을 감싸는 느낌이 상당히 좋은데, 21년 숙성이 모든 각진 요소를 둥글게 다듬어놓은 결과라고 본다.

피니시

피니시가 정말 길다. 과일과 스파이스의 잔향이 오래오래 남는다. 스모키한 온기가 은근하게 지속되면서, 세련된 단맛이 마지막까지 입 안에 머문다. 삼킨 후에도 그 여운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급하게 다음 잔을 따를 필요 없이, 한 모금의 여운만으로도 한참을 즐길 수 있는 종류의 위스키.

총평하면

블렌디드 스카치를 얕잡아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로얄살루트 21년 한 병이면 생각이 바뀔 수 있다. 40%라서 니트로 마시기에 전혀 부담이 없고, 내 경험상 물을 넣으면 섬세한 향이 흩어진다. 도자기 병의 존재감 덕에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괜찮은 선택이니, 위스키 좋아하는 사람에게 줄 선물을 고민 중이라면 후보에 넣어둘 만하다.

총평: ★★★★★ ★★★★★ 3.5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