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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듀라고 부르고 있었다. 지인이 바이알 세 개를 건네주면서 “탐두야” 한 마디로 정정해줄 때까지. 12년, 15년, 배치 스트렝스 세 종을 한꺼번에 받았다. 같은 증류소를 도수ㆍ숙성만 바꿔서 나란히 비교해볼 일이 흔치 않으니 잔을 셋 꺼냈다.
100% 셰리만 쓰는 증류소
탐두는 스페이사이드 증류소다. 1897년 설립이고, 2011년 Ian Macleod에 인수되면서 라인업이 다시 잡혔다. 가장 큰 특징은 숙성 캐스크. 정규 라인 전체를 100% 셰리 캐스크로만 채운다. 버번 캐스크를 섞지 않는다는 얘기다. 셰리 비중을 강조하는 증류소는 여럿 있지만 정규 라인업 전부를 단일 캐스크 정책으로 끌고 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2019년에는 증류소 안에 자체 쿠퍼리지를 마련했다고 한다. 셰리 캐스크를 직접 관리한다는 의미인데, 100% 셰리 정책을 유지하려면 캐스크 수급이 사업의 절반이라는 얘기일 듯하다. 마시기 전부터 “셋 다 셰리지만 어떻게 갈리나”가 궁금했다.
세 잔이 갈라지는 지점
스펙부터 나란히 깔아본다.
| 항목 | 탐두 12년 | 탐두 15년 | 배치 스트렝스 |
|---|---|---|---|
| 알코올 도수 | 43% | 46% | 57.5% (배치별 차이) |
| 캐스크 | 100% 셰리(올로로소) | 100% 셰리(올로로소) | 100% 셰리(올로로소) |
| 여과 | 논 칠 필터드(차게 거르지 않음) | 논 칠 필터드 | 논 칠 필터드 |
| 색소 | 무첨가 자연색 | 무첨가 자연색 | 무첨가 자연색 |
| 한국 시판가 | 9만 원대 | 19만 원대 | 16-18만 원대 |
배치 스트렝스는 이름 그대로 배치마다 도수가 다르다고 한다. 받은 바이알이 57.5%였고, 다른 배치는 58.8%/59.5% 같은 수치로 나오기도 한다고 한다. 세 병 모두 자연색 & 논 칠 필터드 스펙은 동일하게 가져간다.

바이알로 받은 세 잔을 글렌캐런에 차례로 따라뒀다. 사진 옆에 카발란 엑스 버번이 같이 보이는데, 그건 다음 자리용이고 이번 비교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탐두 12년 직접 마셔본 인상
세 잔 중 가장 가볍게 잡힌 쪽이다. 평점 3.9.
향
전체적으로 밝다. 시트러스가 먼저 오고, 약한 향신료가 뒤따라온다. 오크가 깔리는데 무겁지는 않다. “셰리 한 잔” 하면 흔히 떠올리는 어두운 건과일ㆍ다크초콜릿 쪽보다, 밝은 셰리에 가까운 인상이다.
맛
셰리가 분명하게 잡힌다. 맥캘란 12년 셰리와 결이 비슷한데 그쪽보다 조금 더 꾸덕한 느낌이 있다. 같은 가격대에서 맥캘란 12년과 직접 비교가 들어갈 만한 캐릭터다.
피니시
달달하게 닫힌다. 끝에 스모키함이 살짝 비치는 것 같기도 한데, 단정할 정도는 아니다. 짧지도 길지도 않은 마무리.
탐두 15년ㆍ셋 중 손이 가장 많이 간 한 잔
평점 4.1. 비교 시음 중에 자연스럽게 잔이 비는 속도가 가장 빨랐던 쪽이다.
향
12년과 큰 줄기는 같다. 다만 한 겹 복합적이다. 오크 비중이 살짝 줄고, 그 자리에 과실 뉘앙스가 다채롭게 들어온다. 12년에서 한 단계 정돈된 인상이라고 보면 가깝다. 올로로소 결도 12년보다 더 또렷하게 잡혔다.
맛
향에서 비치던 스파이스가 입에서도 따라온다. 그 위에 몰트의 결이 적당히 깔리는데, 12년과 여기서 갈린다. 12년이 셰리ㆍ오크의 두 축이라면, 15년은 거기에 몰티함이 한 자리 차지하고 들어온다. 맛이 괜찮다.
피니시
셰리 잔향에 곡물의 결이 같이 남는다. 끝까지 따라가보면 몰트가 길게 깔리는데, 이게 다음 모금을 부른다. 12년에서 아쉬웠던 “한 모금 더” 부분이 채워지는 느낌.
탐두 배치 스트렝스ㆍ도수가 바꾸는 셰리
평점 4.1. 받은 바이알 도수 57.5%로 시음.
향
묵직하다. 12ㆍ15년이 밝은 쪽이었다면 이쪽은 무게중심이 아래로 내려와 있다. 향신료가 살짝 비치고, 우디한 결 위에 오렌지 같은 향이 따라붙는다. 알콜이 잠깐 치는데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셰리 결이 진하게 깔리는 게 퍼스트필 비중이 크다는 인상을 줬다.
맛
바디감이 만족스럽다. 도수가 한참 높지만 아벨라워 아부나흐 류의 셰리 캐스크 스트렝스에서 받은 알콜 부즈보다는 정돈된 인상이다. 흥미로운 건 단맛이다. 12년과 15년이 보여주던 묵직한 달달함이 살짝 빠지고, 그 자리에 과실의 결이 더 올라온다. 도수를 올린다고 단맛이 따라 올라가는 게 아니라는 게 입에서 잡힌다.
피니시
길고 따뜻하다. 셰리가 길게 깔린다. 가장 길게 끄는 마무리.
세 잔을 옆에 두고 비교한 결과
도수가 셰리 캐릭터를 어떻게 바꾸는지가 한 자리에서 잡혔다. 43%(12년)는 셰리의 단 결이 가장 앞에 서고, 46%(15년)는 거기에 몰티함이 한 자리 들어오면서 그림이 한 겹 늘어난다. 57.5%(배치 스트렝스)에서는 단맛이 살짝 자리를 비키고 과실ㆍ우디한 결이 앞으로 나온다.
가성비로 좁히면 15년이다. 9만 원대의 12년과 19만 원대의 15년이 약 10만 원 차이인데, 15년 쪽이 보여주는 몰티함과 복합성이 그 차이를 메운다고 본다. 배치 스트렝스는 16-18만 원대로 15년과 거의 같은 가격대다. 별점은 둘 다 4.1로 같았는데, 한 병을 길게 두고 자주 따라 마시는 용도라면 15년 쪽으로 손이 갔다. 도수 묵직함을 원하는 자리라면 배치 스트렝스가 답이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같이 두고 고민하기 좋은 셰리 싱글몰트가 글렌알라키 15년이다. 그쪽은 PXㆍ올로로소 캐스크를 섞어 쓰는 구성인데, 단맛의 결이 탐두 15년보다 둥글고 버터스카치 쪽으로 간다. 탐두 15년은 좀 더 드라이하고 몰티한 쪽. 어느 결이 더 좋냐는 취향 문제일 듯.
정리
100% 셰리 캐스크 정책이 마음에 들었다. 세 병이 도수ㆍ숙성으로만 갈리는데도 셰리 캐릭터가 일관되게 깔린다. 셋 다 달달한 쪽 결이라 셰리 좋아하는 입맛이면 어디서 시작해도 큰 실패는 없다.
내돈내산을 한다면 15년. 12년은 셰리 입문용으로 가성비가 괜찮고, 배치 스트렝스는 묵직한 한 잔을 원할 때 손이 갈 만한 쪽이다. 세 잔을 한 자리에서 비교해본 다음에야 “탐두는 15년이 메인”이라는 평이 왜 도는지 잡혔다. 한 병으로 들이기엔 15년이 가장 자주 따라질 것 같다.
셰리 캐스크 위스키 시음 노트의 공통 결을 한 번 정리해뒀으니, 셰리 캐릭터 자체가 처음이라면 그쪽을 같이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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