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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일라] 부나하벤 12년 - 오픈 두 달 차 리뷰

위린이 위린이 3 mins read
[아일라] 부나하벤 12년 - 오픈 두 달 차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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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튜브에서 부나하벤 12년을 극찬하는 영상이 자꾸 떴다. 한두 개가 아니고 알고리즘에 잡힌 것만 서너 개. 두 달 전에 한 번 마셔보고 별로라 묵혀둔 병이 자꾸 떠올랐다. 그 사이 위스키 몇 병을 더 거쳤으니까 입맛이 좀 바뀌었을 수도 있고, 오픈한 지 두 달이면 에어레이션도 됐을 테니까, 한번 다시 잡아보기로 했다.

두 달 동안 거의 손이 안 갔다

처음 뚜따 했을 때 평점 3.2점을 줬다. 못 마실 정도는 아닌데, 다음 잔이 안 당기는 술이었다. 같은 가격대에 더 좋아하는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책장 위에 그대로 올려뒀고, 두 달 동안 부나하벤을 마신 건 두세 잔쯤 된다. 그것도 내가 마신 게 아니라 집에 놀러 온 친구들 중에 부나하벤 좋아하는 애들이 있어서 한 잔씩 내준 정도. 내 손으로 따른 적은 거의 없다.

이게 좀 미안한 일이긴 했다. 비싼 술도 아니지만 7만 원 중반 주고 산 술을 두 달 방치한 셈이라. 친구들 반응은 좋았다. “이거 진짜 좋은데?”, “아일라인데 부담 없어서 자꾸 마시게 된다” 같은 말을 들었다. 같은 술을 두고 평이 이렇게 갈리는 게 신기해서 한 번 더 마셔봐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거기에 아일라 위스키 입문용으로 자주 추천된다는 유튜브 영상들이 결정타였다.

두 달 뒤에 다시 따라본 잔

부나하벤 12년 오픈 두 달 뒤

잔에 따라놓고 첫 리뷰 때 적어둔 노트랑 비교하면서 한 모금씩 천천히 마셨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아졌다. 다만 그 “나아짐”이 내가 좋아하는 방향은 아니었다.

첫 인상은 화사한 쪽이다. 두 달 전엔 바다와 소금기가 앞에 섰는데, 지금은 화사함이 먼저 온다. 글렌모렌지 16년이나 로얄살루트 21년의 시트러스 계열과는 결이 다른, 좀 더 묵직한 화사함이다. 셰리가 살짝 깔리는데 진하지는 않고, 건과일이 멀리서 비치는 정도다.

그 뒤로 아일라 특유의 바다향이 약하게 따라온다. 피트는 아닌데 바닷가 분위기가 있다. 잔에서 올라오는 건지 선입견인지 잘 모르겠지만 없지는 않다. 몰티함도 낭낭하게 깔린다.

짜다. 첫 모금 인상이 그렇다. 그 다음에 단맛이 따라오고, 스파이스가 한 번 지나간다. 스파이스가 빠지면 몰트 단맛이 강하게 남고, 46.3도 도수의 바디감이 받쳐준다.

단맛이 있는데 내 취향은 아니다. 굳이 분류하면 짭짤한 캐러멜인데, 캐러멜이라기엔 좀 거칠고 흑설탕도 아니다. 탄닌감은 거의 없고, 두 달 전 거친 짠맛은 줄었다.

피니시

여기는 좋다. 향과 맛에서 걸리던 부분이 피니시에선 다 사라진다. 기분 좋은 몰티함이 길게 깔리고 약간의 스모키함이 따라온다. 구운 소금 냄새 같은 게 있는데, 짠 맛은 아니고 향에 깊이가 더 생긴다.

끝까지 따라가보면 소금기가 입 안에 길게 남는다. 라프로익이나 라가불린처럼 피트가 길게 끄는 마무리는 아니고, 몰트가 깔끔하게 받치는 종류다.

결국 내 입맛은 아니다

평점은 3.6점. 첫 리뷰 3.2점에서 0.4점 올렸다. 나아졌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겠다. 다만 다시 살 일은 없을 것 같다.

주변에 좋아하는 친구들이 있고 유튜버들도 입을 모아 칭찬하는데, 그게 내 입맛에 그대로 적용되지는 않는다는 걸 두 달 만에 다시 확인했다. 짠맛이 들어간 단맛 자체가 내 취향에서 벗어나 있다. 화사함이 따로, 짠맛이 따로, 몰티함이 따로 노는 인상이라고 해야 하나. 친구들이 좋다고 하는 부분을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잔이 비고 다음 잔이 안 당긴다는 게 결정적이다.

도수 하나는 마음에 든다. 46.3도. 비냉각 여과에 무착색까지 갖춰놓고 이 도수면 스펙 구성은 아쉬울 게 없다. 셰리 캐스크 위스키 중에 40도짜리들 마시다가 이쪽으로 넘어오면 맛이 확연히 달라진다는 게 느껴진다. 다만 그 도수로 만드는 결이 내가 원하는 결이 아닐 뿐이다.

7만 원 중반에서 8만 원 사이 쓸 거면 나는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 한 병을 더 사겠다. 같은 돈에 내 입맛에 더 잘 맞고, 한 잔을 따라놓으면 다음 잔이 또 당긴다. 그게 나한테는 더 중요한 기준이다.

남은 술은 다시 책장에 올려둔다. 친구들 오면 또 한 잔씩 따라줄 예정이다. 두 달 더 지나면 또 다른 결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다만 그땐 굳이 따로 글을 쓰지는 않을 것 같다.

총평: ★★★★★ ★★★★★ 3.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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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위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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