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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몰트]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 리뷰

Spemer Spemer · 수정 · 3 mins read
[싱글몰트]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 리뷰

위스키에 입문할 때 가장 먼저 이름을 듣게 되는 브랜드가 아마 맥캘란일 거다. “싱글 몰트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 때문에 괜히 거창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로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를 처음 마셨을 때의 감상은 “아, 이래서 다들 맥캘란 맥캘란 하는구나” 정도였다. 건과일의 풍성한 달콤함, 셰리 캐스크에서 온 깊은 맛. 한 잔으로 위스키의 매력이 뭔지 바로 이해가 되는 그런 병이었다.

맥캘란 증류소, 셰리 오크에 미친 집안

맥캘란(The Macallan)은 스페이사이드 크레이겔라치 근처에 자리 잡고 있다. 1824년에 정식 면허를 받았다고 하니 200년이 넘은 증류소인 셈이다. 병에 새겨진 실루엣은 증류소가 있는 이스터 엘키스 하우스라고.

맥캘란의 핵심 키워드는 셰리 캐스크다. 스페인 헤레스 지역과 오래전부터 독점 계약을 맺고, 직접 오크를 선별해 캐스크를 만들어 셰리 와인으로 시즈닝한 뒤 가져오는 방식을 고수한다고 한다. 캐스크 하나에 5년 가까이 걸린다는데, 이 정도 집착은 다른 증류소에서 좀처럼 찾기 어렵다.

스페이사이드 위스키 중에서도 맥캘란은 셰리 캐스크 영향이 강해 묵직하고 풍성한 쪽이다. 글렌피딕이나 글렌리벳 같은 가벼운 스타일과는 결이 다르고, 셰리 캐스크를 좋아한다면 글렌파클라스 15년이나 글렌드로낙 12년도 비교해보면 재미있다.

이 위스키의 탄생 배경

다른 증류소들이 비용 문제로 중고 버번 배럴을 주로 쓸 때, 맥캘란은 셰리 캐스크만 고집했다. “셰리 오크”는 셰리 시즈닝 유러피안 오크 캐스크 100%로 숙성했다는 뜻이고, “더블 캐스크”와는 완전히 다른 접근이다. 캐스크 하나에 드는 비용이 버번 배럴의 약 10배라는데, 그 고집이 라인업의 플래그십을 만든 원동력이다.

맥캘란 대표 라인업

맥캘란의 라인업은 크게 셰리 오크(Sherry Oak) 시리즈와 더블 캐스크(Double Cask) 시리즈로 나뉜다.

맥캘란 대표 라인업 비교

  • 12년 셰리 오크 - 오늘의 주인공. 셰리 캐스크 100% 숙성. 40%
  • 12년 더블 캐스크 - 셰리 + 버번 캐스크 블렌딩. 글로벌 베스트셀러
  • 18년 셰리 오크 - 프리미엄 라인의 핵심. 특별한 날 추천
  • 레어 캐스크(Rare Cask) - 희소 캐스크로 구성된 한정 라인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 테이스팅 노트

맥캘란의 정체성이 담긴 12년 셰리 오크를 마셔보자.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 싱글몰트 위스키

향 (Nose)

글라스에 따르면 셰리의 단 향이 가장 먼저 올라온다. 건포도, 대추, 말린 무화과 - 셰리 캐스크가 선사하는 전형적인 달콤함이다. 그 뒤로 알코올이 아주 살짝 튀는 느낌, 혹은 희미한 오크의 뉘앙스가 스치는데 둘 중 하나인 것 같다. 글렌드로낙 12년과 비교하면 전반적으로 향이 더 짙고 농밀한 인상인데, 셰리 캐스크의 영향이 지배적이면서도 그 안에서 여러 층위의 향이 교차하는 느낌이 좋다.

맛 (Palate)

입에 넣으면 밝은 단 맛이 먼저 퍼진다. 4~5초 후 약간의 스파이스가 올라오는데, 잠시 후 그 스파이스가 내려가면 몰트와 셰리 중간쯤의 단 맛이 돋보이는 느낌이 남는다. 셰리의 달콤한 영향이 전반적으로 깔려있으면서, 워밍한 온기가 입 안을 데운다. 40%라는 도수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이 도수에서 이 정도 풍미를 뽑아내는 건 캐스크의 힘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캐스크 스트렝스에서 셰리의 진짜 힘을 경험하고 싶다면 아벨라워 아부나흐를 추천한다.

피니시 (Finish)

피니시는 약한 편이다. 금방 사라지는 타입인데, 마지막에 약한 초코향이 살짝 스치고 간다. 드라마틱하게 긴 피니시는 아닌데, 오히려 깔끔하게 끊겨서 잔이 빨리 비는 타입이다.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에 어울리는 안주

  • 다크 초콜릿 - 맥캘란 셰리 오크의 건포도, 캐러멜 노트와 카카오가 만나면 블랙 포레스트 케이크 같은 풍미
  • 숙성 그뤼에르 치즈 - 맥캘란과 그뤼에르는 위스키 페어링 업계에서도 유명한 조합. 치즈의 견과류 향이 셰리 캐스크의 너티함과 시너지

마치며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는 “좋은 위스키가 어떤 건지” 감을 잡기에 딱 좋은 병이다. 셰리 캐스크의 달콤함이 위스키 입문자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오고,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인 사람에게도 맥캘란만의 정체성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기준점 같은 존재.

한 가지 알아둘 점은,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와 “더블 캐스크”는 상당히 다른 제품이라는 거다.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혼동하기 쉬운데, 셰리 오크가 더 진하고 달콤한 셰리 캐릭터를 보여준다면, 더블 캐스크는 좀 더 가볍고 바닐라향이 강한 스타일이다. 본인 취향에 맞는 쪽을 고르면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맥캘란을 마시는 이유가 셰리 캐스크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셰리 오크 쪽을 더 선호한다.

니트로 마시면 셰리 오크의 진가가 가장 잘 드러나고, 물을 몇 방울 넣으면 숨어있던 과일향이 더 열린다. 온더록으로 마시면 달콤함이 조금 억제되면서 가볍게 즐기기에도 괜찮다. 어떤 방식으로 마시든 실패하기 어려운 병이라는 게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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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Spe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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