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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번]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 리뷰(가성비 & 강추)

Spemer Spemer · 수정 · 3 mins read
[버번]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 리뷰(가성비 & 강추)

와일드 터키 101버번 입문용으로 워낙 유명한데, 같은 증류소에서 나오는 레어 브리드(Rare Breed)는 의외로 모르는 사람이 많다. 이전에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을 리뷰하면서 와일드 터키 증류소 이야기를 꽤 했었는데, 레어 브리드는 그 증류소가 가진 역량을 가장 날것 그대로 보여주는 병이라고 생각한다. 배럴 프루프, 논칠필터드. 가감 없이 통째로 담아낸 버번.

레어 브리드 기본 정보

  • 58.4% ABV (116.8 프루프) / 배럴 프루프, 논칠필터드
  • 블렌딩: 6년, 8년, 12년 원액 블렌딩
  • 배럴 엔트리 프루프: 115 프루프(57.5%) - 업계 상한(125) 대비 10 프루프 낮음

보통 캐스크 스트렝스라고 하면 싱글배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레어 브리드는 여러 숙성 연수의 원액을 섞은 블렌디드 배럴 프루프라는 점이 독특하다. 에디 러셀이 매년 배럴 조합을 달리하면서 프로파일을 결정한다고. 낮은 배럴 엔트리 프루프 덕에 오크에서 풍미를 더 많이 끌어내고, 그 결과가 가감 없이 병에 담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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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터키 대표 라인업

와일드 터키 증류소의 라인업은 크게 와일드 터키 본 브랜드와 프리미엄 라인인 러셀 리저브로 나뉘는데, 대략 이렇다.

  • 와일드 터키 101 - 50.5%, 버번 입문의 정석
  • 와일드 터키 레어 브리드 - 배럴 프루프 58.4%, 오늘의 주인공
  • 러셀 리저브 10년 - 45%, 러셀 리저브 라인 입문작
  • 러셀 리저브 싱글배럴 - 55% 논칠필터드 싱글배럴
  • 러셀 리저브 13년 - 한정판 배럴 프루프

레어 브리드 테이스팅 노트

116.8 프루프. 도수만 보면 겁이 나는데, 막상 마셔보면 의외로 잘 정돈되어 있다.

향 (Nose)

글라스에 따르자마자 진한 바닐라와 캐러멜이 확 밀려온다. 58.4%치고 알코올 자극이 적다. 좀 더 기다리면 꿀 같은 달콤함이 올라오고, 아몬드의 고소한 뉘앙스에 대추야자(데이츠)가 섞인다. 은은한 꽃향기가 중간층에 깔리는 게 의외인데, 버번에서 플로럴 노트를 이렇게 뚜렷하게 잡은 건 처음이다. 후추와 차드 오크의 그을린 향도 잡힌다. 여러 숙성 연수의 원액이 섞여 있어서인지 코가 꽤 복잡하다.

맛 (Palate)

첫 모금에서 따뜻한 곡물의 고소함이 혀를 감싸면서, 거의 동시에 향신료의 스파이시함이 치고 올라온다. 이 따뜻함과 매콤함의 줄다리기가 레어 브리드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다. 옥수수와 호밀에서 오는 곡물 특유의 묵직한 단맛 위에 시나몬과 블랙 페퍼가 얹히는 구조. 입 안에 머금고 있으면 스모키한 뉘앙스가 서서히 올라오면서 차드 오크의 그을린 풍미와 겹쳐지고, 삼키기 직전에 대추야자의 진한 과일 단맛이 확 퍼진다.

배럴 프루프답게 바디감이 꽤 묵직하다. 논칠필터드라서 텍스처도 오일리하고 입 안을 꽉 채우는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의외로 거칠지 않다. 지미 러셀이 고집해온 낮은 배럴 엔트리 프루프가 여기서도 드러난다 - 도수는 높은데 정제된 느낌이랄까.

물을 몇 방울 넣으면 숨어있던 꿀과 아몬드의 고소한 달콤함이 전면에 나서면서, 스파이시함은 한 발 물러난다. 니트와는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니까 두 가지 다 해보는 걸 추천한다. 캐스크 스트렝스를 좋아한다면 아벨라워 아부나흐처럼 셰리 캐스크 계열의 캐스크 스트렝스와 비교해서 마셔보는 것도 재밌다. 같은 고도수인데 풍미의 방향이 완전히 다르니까.

피니시 (Finish)

피니시가 상당히 길다. 삼키고 나면 따뜻한 온기가 가슴 쪽까지 천천히 퍼지면서, 후추와 시나몬이 번갈아 돌아온다. 마지막은 블랙 페퍼의 드라이한 마무리. 오크의 탄닌감도 적당해서 여운을 즐기다 보면 글라스를 내려놓기가 어렵다.

레어 브리드에 어울리는 안주

  • 소고기 스테이크 (립아이) - 배럴 프루프 58.4%의 강렬함이 마블링 풍부한 스테이크와 균형을 잡는다
  • 버터 피칸 - 와일드 터키의 토스티한 오크 풍미가 버터 피칸의 고소함과 시너지

마치며

솔직히 레어 브리드는 와일드 터키 라인업에서 가성비가 가장 좋은 병이다. 배럴 프루프에 논칠필터드, 여러 숙성 연수의 블렌딩까지 - 이 스펙에 이 가격이면 상당히 합리적이다. 잭 다니엘 싱글배럴이 차콜 멜로잉으로 부드러운 텍스처를 만들어내는 쪽이라면, 레어 브리드는 거르지도 물 타지도 않은 날것의 매력으로 승부하는 타입이다. 같은 100 프루프 버번이라도 납 크릭 9년과 비교하면 캐릭터가 확연히 다른데, 배럴 엔트리 프루프와 배럴 관리 방식의 차이가 풍미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체감할 수 있다.

음용 방식은 니트를 기본으로, 물 몇 방울로 향을 열어보는 걸 추천한다. 58.4%라서 하이볼로 만들어도 도수가 충분히 받쳐주긴 하는데, 이 정도 퀄리티의 버번을 탄산수에 희석하는 건 좀 아깝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버번이 처음이라면 와일드 터키 101로 시작하고, 그 맛이 마음에 들었다면 레어 브리드로 한 단계 올려보는 루트를 권한다. 도수보다 숙성의 깊이가 궁금하다면 와일드 터키 12년도 좋은 선택이다. 같은 101 프루프인데 12년이라는 시간이 만드는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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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Spe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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