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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와 꼬냑 - 등급과 차이점 정리글

위린이 위린이 · 수정 · 3 mins read
브랜디와 꼬냑 - 등급과 차이점 정리글

위스키만 마시다가 까뮤 VSOP 한 병을 따봤다. 향은 달고 부드러운데, 위스키에서 기대하던 곡물 느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브랜디와 꼬냑이 정확히 어떻게 다른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찾아보니 큰 구조는 어렵지 않았다. 다만 VS, VSOP, XO, 나폴레옹 같은 라벨 용어가 처음에는 꽤 헷갈린다. 아래는 내가 마시면서 정리해 둔 메모에 가깝다.

브랜디와 꼬냑의 관계

브랜디는 과일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술이고, 꼬냑은 그중 프랑스 꼬냑 지역 조건을 충족한 브랜디다.

즉 모든 꼬냑은 브랜디지만, 모든 브랜디가 꼬냑은 아니다. 이 문장 하나만 잡고 가도 절반은 정리된다.

곡물이 아니라 과일에서 나온 술

브랜디(Brandy)는 과일을 발효시킨 뒤 증류한 술이다. 핵심은 원료가 곡물이 아니라 과일이라는 점이다. 버번이 옥수수, 스카치가 보리라면 브랜디는 포도 혹은 다른 과일에서 출발한다.

이름은 네덜란드어 “브란데베인(brandewijn)”, 그러니까 “불에 탄 와인”에서 왔다고 한다. 와인을 증류해서 만든다는 뜻이라 이름 자체는 꽤 직관적이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마주치는 건 대부분 포도 브랜디이고, 그중에서도 꼬냑이 많다. 그 밖에 사과 브랜디인 칼바도스, 체리 베이스 키르쉬바서, 와인 만들고 남은 포도 껍질·씨로 만드는 그라파나 마르 같은 것도 있다. 다만 국내 매장에서는 포도 브랜디 외에는 자주 보이지 않았다.

꼬냑이라고 부르려면 조건이 붙는다

꼬냑(Cognac)은 브랜디의 한 종류다. 차콜 멜로잉을 거쳐야 테네시 위스키라고 부를 수 있는 것처럼, 꼬냑도 자기 이름을 쓰려면 충족할 조건이 있다. 프랑스 꼬냑 지역에서 생산해야 하고, 위니 블랑(Ugni Blanc) 품종이 90% 이상을 차지해야 하고, 구리 포트 스틸로 2회 증류한 뒤 프렌치 오크 캐스크에서 최소 2년 이상 숙성해야 한다.

꼬냑 지역 안에서도 6개의 크뤼, 즉 산지 구분이 있다. 그랑드 샹파뉴와 프티트 샹파뉴가 좋은 산지로 자주 언급되고, 보더리는 가장 작은 구역이다. 까뮤가 보더리에 자체 포도밭을 갖고 있다는 점을 라벨에서 자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라벨의 알파벳은 최소 숙성 연수다

VS, VSOP, XO 같은 표기는 처음 보면 암호처럼 보이는데, 결국 최소 숙성 연수 표기다. 블렌드에 들어간 원액 중 가장 어린 것을 기준으로 등급이 정해진다.

등급 풀네임 최소 숙성 포지션
VS Very Special 2년 가장 기본 등급
VSOP Very Superior Old Pale 4년 꼬냑 입문 추천 구간, 까뮤 VSOP가 여기
나폴레옹 Napoléon 6년 VSOP와 XO 사이
XO Extra Old 10년 2018년 이전 6년 → 10년으로 상향
오르다주 Hors d’Age 10년 (공식) XO 이상 프리미엄 표현용

주의할 점은 이게 “그 연수짜리 원액만 들어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점이다. VSOP가 최소 4년이라는 뜻이지, 4년짜리만 섞었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는 더 오래 숙성된 원액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나폴레옹이라는 이름

나폴레옹 등급은 마케팅 용어로 시작해서 공식 등급으로 편입된 케이스다.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꼬냑을 즐겼다는 데서 따온 이름이라고 한다. 위치는 VSOP와 XO 사이다. 꼬냑뿐 아니라 아르마냑이나 다른 브랜디에서도 같은 이름을 쓴다.

위스키랑 마시는 입에 들어왔을 때

위스키부터 마셔온 입장에서 가장 크게 느낀 차이는 원료에서 오는 방향이다. 위스키는 곡물이 베이스라 몰티함이나 고소함이 밑바탕에 깔린다. 브랜디는 포도가 베이스라 과실향이 훨씬 앞에 있다. 까뮤 VSOP를 더 글렌리벳 18년과 비교해보니 이 차이가 꽤 선명했다. 글렌리벳은 곡물 위에 과일이 얹히는 느낌이었고, 까뮤는 과일 자체가 뼈대였다.

숙성에 쓰는 캐스크도 다르다. 위스키는 버번 배럴이나 셰리 캐스크가 흔한데 꼬냑은 리무진이나 트롱세 같은 프렌치 오크를 쓴다. 엔젤스 엔비 포트 캐스크 피니시를 마셨을 때 와인이나 브랜디를 좋아하는 사람한테 잘 맞겠다고 느꼈는데, 캐스크 계통이 비슷한 흐름이라는 점에서 이 직감이 맞았던 셈이다.

도수도 다르다. 싱글몰트는 40%면 조금 아쉽게 느껴질 때가 있지만, 꼬냑은 40%가 표준에 가깝다. 향을 천천히 보는 술이라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는 게 마셔보니 납득이 됐다.

내가 다시 고른다면

처음 한 병을 고른다면 VS보다는 VSOP부터 보는 게 무난해 보인다. 가격이 너무 올라가기 전 구간이면서, 브랜디 특유의 과일향과 부드러움을 느끼기 좋다. XO는 확실히 궁금하지만, 위스키에서 고숙성으로 바로 넘어갈 때처럼 가격 차이가 커서 천천히 가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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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