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스키,

[일본 블렌디드] 산토리 올드 리미티드 디자인 리뷰

위린이 위린이 3 mins read
[일본 블렌디드] 산토리 올드 리미티드 디자인 리뷰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캠핑 자리에 둥글둥글하고 검은 병 하나가 올라왔다. 고등학교 친구가 일본 출장길에 사다가 몇 달 묵혀둔 산토리 올드 리미티드 디자인. “캠핑에서 같이 따자”고 잡아두었다가 이날 그대로 들고 온 거다. 처음 마시는 위스키는 니트로 받아야 직성이 풀리는 편이라 글렌캐런 잔까지 캠핑장에 챙겨갔다. 친구 몇 명은 얼음 띄워 온더락으로, 또 몇 명은 하이볼로 갔다.

한국에서는 잘 모르는 병

산토리 올드는 일본에서 1950년에 정식 출시된 블렌디드 위스키다. 산토리 블렌디드 라인업에서 자리를 보면 가쿠빈 위에, 스페셜 리저브ㆍ로얄ㆍ히비키 아래 정도. 한국에서는 니카 타케츠루나 히비키만큼 이름이 돌지 않는다. 일본 가정용 식탁 위스키에 가까운 위치라 그런 듯하다.

별명이 “다루마”인데, 일본 전통 오뚝이 인형을 닮은 둥글고 묵직한 병 모양에서 붙은 이름이다. 실제로 손에 들어보면 라운드한 어깨가 일반 위스키 병과 다르게 잡힌다. 검은 보틀에 금색 라벨이 박혀 있어 캠핑 랜턴 빛에서 꽤 잘 보였다.

리미티드 디자인은 일본에서 매년 십이지 동물 주제로 풀어내는 한정 라벨이다. 친구가 가지고 온 건 말이 들어간 2026년 버전. 다만 라벨ㆍ박스만 한정이고, 안에 들어 있는 원액은 정규판과 동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 6만 원 중후반 정도에 잡히는 정규판을 일본에서 라벨만 바꿔 입은 셈인데, 캠핑이라는 자리 분위기에는 이 라벨 자체가 핑계가 됐다.

산토리 올드 위스키 정규판 다루마 병 디자인(참고)
이미지 출처: 데일리샷

참고로 정규판 다루마 병은 이렇게 생겼다. 한국에서 보이는 산토리 올드는 거의 대부분 이 디자인이다.

캠핑 자리에서 따른 첫 잔

도수는 43%. 캠핑이라도 첫 잔은 잔부터 챙겨야 향이 손에 잡힌다. 글렌캐런에 받아 한 모금 굴려보고 시작했다.

산토리 올드 위스키 리미티드 디자인 캠핑에서 시음

엄청 달달하고 화사하다. 코끝을 잠깐 가까이 대기만 해도 단 향이 먼저 올라온다. 몰티함은 거의 안 잡힌다. 어딘가 익숙한 결이라고 느껴서 잠깐 생각해봤는데, 로얄 살루트 21년을 좀 더 진하게 졸인 느낌이 가깝다. 같은 화사함 라인인데 산토리 쪽이 조금 더 단단하게 뭉쳐서 올라온다.

에어레이션이 잘 된 듀어스 12년 결도 살짝 스쳐 지나간다. 다만 듀어스 쪽이 캐러멜에 더 가깝다면 산토리 올드는 화사한 단 향 쪽이 더 또렷하게 올라온다. 글렌캐런에서 받으니 단 향 윤곽이 또렷이 자리 잡았다.

입에 넣자마자 부드럽다. 43%인데 도수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결이다. 블렌디드 특유의 화사함이 입 안에 쫙 퍼지는데, 그 안에서 사과 같은 과일 톤이 가장 또렷하다. 그 뒤로 달달한 바닐라가 살짝 따라붙는다.

비교가 되는 건 역시 살루트 21년. 가격으로 따지면 한국 기준 3배 차이가 나는데(살루트가 18-20만 원대, 이쪽이 6만 원대), 내 입맛에는 오히려 이쪽이 더 좋았다. 살루트는 종종 “밍밍하다”는 인상이 남는데, 산토리 올드는 부드럽되 단맛의 윤곽이 분명하다. 목넘김도 실키해서 한 잔이 금방 비워졌다.

캠핑이라는 자리 특성상 친구들이 온더락이나 하이볼로 마셨는데, 얼음으로 누른 쪽은 사과 톤이 조금 더 또렷하게 살아났고, 하이볼은 단맛이 가벼워지면서 식사 자리에 편하게 붙었다. 셋 다 무리 없이 굴러간다.

피니시

은은하게 단 향이 입안에 남는다. 끝에 약한 오크가 따라붙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단 여운을 자연스럽게 닫아준다. 길게 끄는 결은 아니지만 짧지도 않다. 다음 잔으로 넘어가기 전 입을 가볍게 정리해주는 정도.

타케츠루 다음에 마신 일본 위스키

솔직히 일본 위스키에 대한 기대치가 한 차례 꺾인 상태였다. 니카 타케츠루를 마시고 나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낮았던 기억이 남았기 때문이다. 그 뒤로 일본 블렌디드 쪽은 일부러 멀리하던 차였는데, 친구가 들고 온 이 병이 그 인상을 부드럽게 풀어줬다.

리미티드 디자인이라는 점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 안에 든 원액이 정규판과 같다고 하니, 한국에서 정규판으로 마셔도 같은 술이다. 다만 일본 현지에서 ¥2,000 초중반대로 사는 술이 한국에서 6만 원 중후반까지 올라오는 가격 구조는 마음에 걸린다. 그래도 한국 판매가 기준만 놓고 봐도 이 가격대 블렌디드 중에서 따로 권하고 싶은 결을 가지고 있다.

내돈내산으로 한 병 두고 싶냐 묻는다면, 가능하다. 평점은 4.3.

다음 일본 블렌디드는 스페셜 리저브 쪽으로 가볼 생각이다. 같은 산토리 라인 안에서 스페셜 리저브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졌다.

총평: ★★★★★ ★★★★★ 4.3점

댓글 0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 주세요.

로딩 중…

0 / 1000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