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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몰트] 더 글렌리벳 18년 리뷰

위린이 위린이 ㆍ 수정 2 mins read
[싱글몰트] 더 글렌리벳 18년 리뷰

글렌리벳 12년은 워낙 흔해서 다들 한 번씩은 거친다. 15년 프렌치 오크는 크림브륄레 뉘앙스가 재밌어서 한 번 더 시도하게 되는 병이고. 그러다 18년은 한참을 미뤘다. “글렌리벳에 9만 원 가까이 쓸 일이 있나” 싶었던 건데, 막상 따라보니 그 망설임이 좀 아까웠다. 평소 글렌리벳을 12년이라는 한 점으로만 기억하던 사람이라면, 18년은 같은 이름표를 단 다른 위스키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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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에서 18년으로 가는 길

12년이 가벼운 열대과일ㆍ바닐라ㆍ꿀로 정리되는 위스키라면, 15년 프렌치 오크는 거기에 디저트 한 스푼이 얹힌 느낌이다. 캐스크가 꺾어준 단맛이 표면에 떠 있다. 18년은 그 쪽 방향이 아니다. 시간이 단맛을 표면에서 끌어내린 다음, 자리에 건과일과 오크의 깊이를 채워넣은 쪽이다. 같은 라인업 안에서 가장 큰 변화는 도수 1포인트(40% → 43%)와 셰리 캐스크 비중에서 온다.

시음

건살구, 건포도, 오렌지필. 부드러운 과일향이 먼저 오고, 그 아래로 토피와 버터의 고소한 달콤함이 깔려있다. 아몬드의 너트향도 은근하게 자리를 잡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 꽃향기 비슷한 플로럴 스위트니스가 올라온다. 내 기억으론 공격적인 요소 없이 여러 향이 조용히 겹겹이 쌓여있는 느낌. 코를 대면 댈수록 새로운 게 하나씩 나타나는 타입이다.

텍스처가 리치하고 크리미하다. 스파이시한 오렌지 - 오렌지에 시나몬을 뿌린 것 같은 느낌이 가장 먼저 치고 들어오고, 바로 뒤를 이어 다크 초콜릿의 쌉쌀함이 따라온다. 건살구의 달콤함이 중간에 머물면서, 오키 바닐라의 크리미한 터치가 전체적인 맛에 부드러운 프레임을 씌워준다. 43%라는 도수 덕에 바디감도 꽤 탄탄하고, 12년에서 느끼던 가벼움이 완전히 사라진 자리에 묵직한 깊이가 대신 들어와 있다.

피니시

따뜻한 온기와 함께 스파이시한 오크의 잔향이 입 안에 오래 머문다. 길다. 과일의 달콤한 여운이 뒤에서 은근하게 유지되고, 마지막에 젠틀한 비터 초콜릿의 쌉쌀함이 살짝 고개를 내민다.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으면 그 여운만으로 한참을 즐길 수 있는 종류의 피니시. 개인적으로 상당히 여유 있는 마무리라고 느꼈다.

다시 꺼낼 자리

니트로 마시면 레이어가 가장 잘 풀리는데, 물 두세 방울 떨어뜨리면 숨어있던 플로럴이 한 번 더 열린다. 같은 스페이사이드라도 글렌피딕 15년 솔레라가 솔레라 바트의 복합성으로 밀고 가는 쪽이라면, 글렌리벳 18년은 단순히 시간이 만든 깊이로 가는 쪽이다. 셰리 묵직함이 더 필요하면 맥캘란 12년 셰리 오크 쪽으로 넘어가는 게 맞고, 위스키와 결이 다른 과실 깊이가 궁금하면 까뮤 VSOP 같은 꼬냑을 옆에 놓고 비교하는 것도 재밌었다.

12년을 좋아했다면, 18년은 같은 브랜드의 “한 단계 위”가 아니라 거의 다른 색깔의 위스키에 가깝다. 망설일 이유가 있던 병은 아니었다.

참고: 우성그린마트 한정판

우성그린마트 글렌리벳 한정판 매대

대만 한정판이라고 들었는데 우성그린마트에서 팔고 있었다. 가격이 좀 사악하긴 한데, 200주년 에디션은 가격도 나쁘지 않고 진짜 맛있다는 평을 자주 본다.

총평: ★★★★★ ★★★★★ 4.0점
위린이

Written by ✍️ 위린이

위스키 테이스팅, 자동차, 투자ㆍ부동산, 맛집, 개발을 기록하는 위린이